넷플릭스. 미니멀리즘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 몇 사람이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과정과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기 전까지 겪었던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들의 삶을 보면서 두 가지 감정이 들었다. 그들이 자본주의 체제에 더 이상 수동적으로 적응하며 살지 않겠다는 의지와 함께, 미니멀라이프라는 것도 그저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니멀라이프의 장단점이나 옳고그름을 떠나서, '미니멀라이프' 그 자체를 들여다보면, 미니멀라이프라는 삶의 방식을 다수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실천한다면 그것은 분명 자본주의 체제에 위협이 된다. 미니멀라이프는 소비를 극도로 자제하고 물질적인 면을 배제하면서 정신적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정신적 풍요로움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이 상품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미니멀라이프에 '채식주의'까지 곁들인다면 자본주의는 더 빠르게 체제가 붕괴될 것이다. 자본주의는 대량생산과 소비에 근거하고 있으며, 모든 물건들과 마찬가지로 육류도 대량생산과 소비가 시장경제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집안에 물건을 채워 넣지 않고, 극히 최소한의 물건만을 구입하고, 육류도 먹지 않고 채식만을 하면서 산다고 가정한다면,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험에 빠질 것이고, 사람들의 삶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물론 이런 상상은 현실이 될 수 없으니 그에 따른 영향력과 파급력을 정확히 유추할 수는 없다.
현실은,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라이프를 동경하면서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마치 다이어트를 한다고 늘 생각하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것처럼. 한편으로 극소수의 사람이지만, 이런 유행에 올라타서 어떻게든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 즉 위선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내면에서는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이 강렬하지만 능력은 안 되고, 사람들 눈에 띄려면 가장 유행하는 트랜드에 올라타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발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지는 않을 것이니, 미니멀라이프가 사람들에게 중요하다고 받아들여진다면 소수의 위선자가 있더라도 큰 줄기가 될 것이다.
내가 미니멀라이프를 실행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가능성은 반반이다. 더구나 이제 50대의 장년이 되고보니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미니멀라이프를 선택했을 때, 그게 내 삶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면 내 삶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살림을 줄이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책을 모두 없애는 것은 여전히 망설이게 된다.
미니멀라이프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줄이자는 것도 중요하지만, 탐욕을 부리지 말자는 뜻에서도 보다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걸로 이해한다. 물리적으로는 집안을 채우고 있는 물건들을 줄이고, 소유와 집착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라면 그것은 올바른 삶의 태도라고 인식하게 된다. 이 영화는 그런 점에서 기대했던 것보다는 평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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