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칼리프, 나는 무죄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답답하고 화가 났다. 미국의 사법체계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 불행한 소년은 철저하게 사법체계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다.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는데, 가장 흉악한 교도소에서 3년을 갇혀 있어야 했고, 그 가운데 절반을 독방에서 지냈으니, 이 소년이 겪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칼리프는 보호감찰처분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경찰에 체포되던 당시에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학생이었다. 그는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당했고, 감옥에 갇혔다. 이후 피해를 당했다는 소년은 멕시코로 이주해 증인과 증언이 없는 상황에서 검사는 공판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판사도 재판이 지연되는 것을 방임했다.
그 과정에서 칼리프는 감옥에 갇혀 3년을 보내게 되는데, 그 기간의 절반 정도를 독방에서 보내는 혹독한 고통을 겪게 된다. 이런 일들은 기본적으로 인종차별이 바탕에 깔린 경찰들의 무리한 집행과 함께 권력을 가진 자들-검사, 판사 등-이 가난한 흑인 소년에게 무관심과 무자비로 일관한 탓이 가장 크지만, 칼리프의 집이 워낙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었기 때문에 업친데 덥친 격이 된 것이다.
결국 3년이 되어서야 검사는 증인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자 '공소권 없음'으로 칼리프를 감옥에서 석방했다. 그들 가운데 누구도 칼리프에게 한 불법 행위에 대해 사과한 사람은 없었다. 칼리프는 무고한 자신을 가둔 검사와 판사 그리고 교도소를 관리하지 못한 뉴욕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칼리프는 교도소 안에서 무수히 폭행당하거나 맞서 싸워서 다치고 독방에 갇혀야 했다. 독방에 오래 있으면 동물은 서서히 미쳐가기 시작하는데, 칼리프도 그랬다.
칼리프는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뉴요커에 그의 이야기가 실리기 시작하면서 수 많은 언론과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겪은 고통을 증언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분노했고, 사법당국의 무능을 질타했다.
칼리프는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 나름 행복하고 보람 있는 학교생활을 했지만, 언론에 출연한 이후 그는 테러를 당해 총을 맞고 겨우 살아났으며 칼에 찔리기도 했다. 그를 테러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고, 왜 칼리프를 죽이려 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 테러를 당하면서 칼리프의 정신은 더 불안정해지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칼리프는 자살한다.
칼리프가 자살하자 가족들은 충격에 빠지고, 엄마는 칼리프를 대신해 언론에 칼리프의 무죄와 사법부의 범죄 행위를 고발하기 시작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칼리프의 엄마도 심장병으로 사망한다.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은 계속 되고 있지만, 아내와 자식을 버리고 떠난 칼리프의 아버지가 돈 때문에 소송에 뛰어들면서 집안은 풍비박산이 난다.
결국 소송 당사자와 그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소송은 지연되고, 가족들은 아버지의 뻔뻔한 탐욕 때문에 분열되었다. 뉴욕시는 칼리프가 갇혔던 교도소를 폐쇄한다고 발표했지만 사법부의 무능과 부패는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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