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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영화] 알파고

by 똥이아빠 2018.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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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파고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 '알파고'를 공개했다. 인공지능 기업인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는 인공지능으로 바둑을 두는 프로그램이다. 이 영화의 핵심은 이세돌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다루는 내용이다. 우리가 방송으로 중계된 대국만을 봤다면, 이 다큐멘터리는 딥마인드 개발자의 입장에서 대국을 바라보고 있다. 이세돌9단과 한국에서 벌어지는 바둑 다섯판 전체의 준비와 끝까지의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찍었는데, 예전에 텔레비전으로만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와 느낌이었고, 감동이 밀려왔다.

영화는 가능한 중립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알파고만의 우월함을 드러내려 하지 않고, 이세돌9단의 대국 모습과 생각, 그의 이야기를 번갈아 보여주었다. 우리가 그동안 알 수 없었던, 딥마인드에서 알파고를 개발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흥미로웠다. 알파고가 최초로 사람과 대국을 한 것은 유럽챔피언인 판후이였다. 그는 프로2단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알파고에게 모두 졌다. 알파고가 인터넷에 있는 프로바둑 기사들의 바둑 십만판을 두었고, 또 자기와 똑같은 알파고의 다른 버전과 수십만, 수백만 판의 바둑을 두면서 스스로 학습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텔레비전으로 이세돌9단과 바둑을 두는 모습만 보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알파고가 이런 훈련을 거쳐왔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었고, 바둑이 갖고 있는 수학적 논리만으로도, 경우의 수는 우주의 원자수보다 많다는 것을 상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공지능의 수준이 아직은 바둑의 최고수를 이길 정도는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바둑을 시작하고, 세판을 내리 이세돌9단이 지면서, 이세돌9단은 물론이고 바둑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충격에 빠져들었다. 그 침울함은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 팀은 물론이고, 외국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서양의 바둑전문가들도 이세돌9단의 패배에 충격을 받았다. 세 번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모두 승리하자 모두들 충격을 받았고, 침울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네번째 대국에서 이세돌9단의 신의 한 수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반전한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영화를 통해 다시 보면서도 감동이 밀려왔다.

이세돌9단과 알파고가 바둑을 두는 동안 그 뒤에서는 딥마인드의 알파고 팀이 여러 대의 모니터를 보면서 알파고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알파고를 개발한 프로그래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마음으로 이세돌9단과의 대국에 임하는가를 알 수 있는 좋은 장면이기도 했다.

이 대국은 한국의 이세돌9단과 두었기 때문에 새로운 것도 있지만, 인간으로는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인공지능과의 대국에서 단 한판을 이긴 사람이 이세돌9단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은 장면이었다. 이후로 알파고는 중국의 최고수들과도 대국을 하지만 단 한판도 지지 않았다.

인공지능의 역사에서 이 장면은 매우 깊은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바로 그 역사적 장면을 지켜봤고, 우리의 다음 세대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을 개발할 것이고, 인간의 미래도 사뭇 달라질 것이다. 그것이 때로는 부정적인 현상으로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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