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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기록/집짓기 관리

022_결국 책장을 더 만들다

by 똥이아빠 2022.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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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결국 책장을 더 만들다

 

집안 여기저기 책이 바닥에 쌓이기 시작했다. 구석에 치워두고는 모른 척하며 몇 달을 지냈더니 이제 더 이상 견딜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섰다. 그동안 마음으로만 정리해야지를 수십 번 했는데, 내 게으른 성정 때문에 지금까지 방치하고 있었다.

어제 저녁에 책장이 몇 개 필요한 지, 어디에 어떻게 놓을 지, 책장의 규격을 자로 재서 기본 도면을 그려 놓고,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목재 판매하는 곳에 전화해 나무를 배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책장을 만드는 건 매우 쉽고 간단하다. 내가 만드는 방식은 가장 적은 재료로, 가장 단순하게 만드는 것인데, 이제부터 그 방법을 순서대로 설명하면 이렇다.

 

1. 책장의 규격을 종이에 적는다.

오늘 만든 책장은 모두 다섯 개였는데, 그 가운데 세 개는 복도에, 두 개는 방에 배치할 계획이었다. 따라서 책장의 기본 도면은 복도용과 방용으로 두 가지 형태이며 그 규격은 아래와 같았다.

1층 복도 : 높이 2340(mm), 폭 600 이다. 이때 600은 책장의 끝에서 끝까지의 길이이므로 가로로 들어가는 나무는 양쪽 끝에 있는 나무의 두께 만큼을 줄여서 잘라야 한다. 즉 560mm로 잘라야 나중에 조립하면 폭이 600mm가 되는 것이다.

1층 방 : 높이 2230mm, 폭 800mm 이다. 이것도 가로 나무는 760mm로 잘라야 조립하면 800mm가 된다.

이런 규격으로 책장을 만들려면 판재가 몇 개 필요한가를 계산해야 한다.

2340mm 짜리가 6개 있어야 하고, 560mm 짜리가 모두 27개(책장 하나에 9개씩 들어간다)가 필요하다.

2230mm 짜리는 4개 있어야 하고, 760mm 짜리가 18개 필요하다.

판재 하나의 길이는 3600mm니까, 책장의 전체 길이를 계산하면 판재 길이로 나눠 몇 개가 필요한지 알 수 있게 된다. 내가 구입한 판재는 흔히 1바이6라고 하는 구조목 판재인데, 두께가 1인치, 폭이 6인치짜리 판재목이다.

최근 건축자재가 크게 올랐다는 말을 들었는데, 판재도 50%가 올랐다. 예전에 한 장 가격이 10,500원에 구입했던 것을 오늘은 15,000에 구입했다. 모두 17장을 255,000원에 구입하고, 배달비는 20,000원이 추가되어서 목재 구입비는 합계 275,000원이 들었다.

2. 나무를 규격에 맞게 자른다.

배달해 준 나무를 자로 잰 다음 미리 적어둔 책장 규격에 맞게 자른다. 시골 단독주택에 살다보면 이런저런 공구를 갖추게 되는데, 특히 책장은 집을 지을 때부터 내가 만들어서 이런 공구들을 가지고 있다. 흔히 '직소'라고 하는 전동톱과 전동드릴만 있으면 책장 만들기는 매우 쉽게 할 수 있다.

3. 조립한다.

책장을 만들 때 두 사람이 하면 이상적이지만, 혼자할 경우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약간의 요령만 있으면 책장을 조립하는 건 어렵지 않다. 나무를 규격에 맞게 잘라 놓으면, 전동드릴로 나사못만 박으면 된다.

4. 아래 책장 하나를 조립했는데, 책장 한 칸의 높이는 245mm로 했다. 가장 많은 책 규격이 '신국판'인데, 이 책이 책장 공간을 낭비하지 않고 꽂혀 있으려면 245mm 정도가 이상적이다.

5. 밖에서 조립한 책장을 집안으로 들여와 세웠다. 복도에 세 개의 책장이 들어가는데, 내가 생각한 그대로, 정확하게 자리 잡았다. 책장 뒤쪽에 합판을 붙이는 사람도 있겠으나, 나는 합판을 붙이지 않고 그냥 쓴다.

복도에는 기존에 만들어서 책을 꽂아둔 책장이 세 개 있는데, 이번에 세 개를 더 만들어서 그 옆으로 나란히 놓은 것이다. 책이 이 비어 있는 책장에 다 채울만큼 바닥에 쌓여 있었다.

바닥에 있던 책들을 전부 새로 만든 책장에 꽂았다. 이제 바닥이 좀 깨끗하고 넓어졌다.

이제는 복도 전체의 한쪽 벽이 책장으로 변했다. 방에도 책장이 더 있는데, 새로 두 개를 더 만들어 방에 배치했고, 거기도 책들이 다 들어갔다.이렇게 보니 오늘 하루 땀흘리며 일한 보람이 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책장 만들기를 시작해 중간에 점심 먹고 오후 5시 무렵에 책 정리까지 거의 다 끝났다. 나무를 구입한 비용과 하루 노동으로 집안이 깔끔하게 변해서 기분 좋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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