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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과학을 읽다

우주에는 신이 없다

by 똥이아빠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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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는 신이 없다

 

'창조과학'의 엉터리 주장을 속속들이 반박하는 멋진 저서. 별 다섯 개.

무신론자들의 교과서 가운데 하나로 써도 훌륭하다. 입장을 뒤집어 보면, '신' 특히 기독교의 신을 믿는 사람들, 그들 가운데서도 또한 '창조과학'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참혹한 내용이다. 자신들(유신론자)을 비웃고, 조롱하고, 모욕하고, 얼굴에 침을 뱉고, 온갖 쌍욕을 하는 것보다도 더 심한 내용을 점잖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신론자-특히 유일신을 믿는 유신론자-들은 이 책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다. 아주 근본적인 딜레마인데, 유신론자들은 오로지 '아Q'식 '정신승리법'만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즉, 모든 논리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그래도 우리는 신을 믿는다'는 한 문장만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그동안 무신론에 호감을 가졌지만, 무신론적 사고방식과 과학적 논리를 갖추지 못한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무신론의 기본 논리를 습득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어서 화장실에서도 읽고, 밤에 잠을 줄여가면서 읽었다. 정상적인 '이성'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현대사회에서 '종교'나 '신'은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인류에게 '종교' 또는 '신'이 필요하던 시기가 있었다. 인류의 이성이 무지에서 깨어나기 전의 역사 단계에 있을 때 말이다. 물론 지금도 수 십억 명의 인간들은 무지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은 '종교' 또는 '신'이라는 관념과 도그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것이 현재 인류의 보편적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대의 과학과 이성은 더 이상 '종교'나 '신'을 용납하지 않을 뿐 더러,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신'을 믿는 유신론자들은 흔히 말한다. 지금도 종교가 사회적으로 좋은 일도 많이 하지 않느냐고. 맞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종교가 없어도 전혀 문제 없다. 종교 때문에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고, 종교가 없으면 좋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논리는 아전인수일 뿐이다.

김웅진 교수님의 말씀에서 배운 것처럼, '옳은 일', '좋은 일', '정의로움'은 그 자체로 옳기 때문에 다른 무엇을 바라거나 덧붙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인류는 스스로 좋은 일과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고 있다.

마치 종교가 없으면 인류가 악의 구렁텅이로 떨어지거나, 인류가 폭력과 파괴를 일삼는 범죄 집단, 야만인의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은, 종교 장사꾼들이 늘상 해 오던 주장일 뿐이다.

오히려 인류는 '종교'라는 관념 때문에 무자비한 학살을 벌였고, 마녀사냥, 십자군 전쟁, 종교 전쟁을 현대사회에서도 벌이고 살육을 일삼고 있다. 종교가 인류의 진화에 덫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종교를 갖고 있거나, 신을 믿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는 종교적 신념이 인류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당장 사회적으로 순기능을 하는 소수의 종교인들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종교가 파괴한 인류의 문명과 수십 억 명의 학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모르는 척 하는 것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증거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조금이라도 유리하면 과장해서 떠벌리는 것이 종교인들이거나 종교장사꾼들의 특징이다.

 

'창조과학'이니 '지적설계'니 하는 사이비 주장은 조금만 이성적 판단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엉터리인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지구의 나이가 불과 6천년이라는 창조과학자들의 주장을 듣다보면, 인간의 이성이 얼마나 허약한가를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엉터리 주장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리는 머저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 인간의 미래를 회의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과학자들 가운데 일부가 '창조과학'을 믿고 있으니, '창조과학'도 나름 근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학적 성과와 개인의 신념은 다르다. 내가 보기에 '유신론자'들의 사고체계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그들이 평소의 생활에서는 아무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도, '신'의 영역과 관련해서는 특이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것은 진화(뇌의 진화) 과정에서 절대적 존재에 관한 미개한 믿음이 이성적으로 진화하지 못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사이비 종교집단에서 건 전화였다. 이들은 전혀 모르는 전화번호로 무례하고 뻔뻔하게 전화를 걸어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예의도 없고, 과학적 이성도 없는 이들이 인류의 미래를 망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 옛날 소위 '십자군 전쟁'이라는 것이 기독교도들이 '이교도'들을 교화하기 위한 명분으로 학살과 약탈을 일삼은 것이라면, 현대 사회에서는 무신론이 과학과 합리주의, 올바른 이성을 무기로 유신론자들에게 무신론과 진화론의 세례를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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