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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by 똥이아빠 2011.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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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 10점
루버트 와이어트 감독, 앤디 서키스 외 출연/20세기폭스
재미있다. 왜 재미있을까?
옛날에도 '혹성탈출'은 영화관에서 봤다. 지금도 기억나는 건, 우주에서 돌아온 인간이 지구가 완전히 다른 별로 바뀐 것을 확인하면서 놀라는 장면이다. 지구를 다른 별로 착각했다가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 든 횃불을 보고 지구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미 지구는 영장류인 침팬지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고, 인간은 그들의 노예로 전락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혹성탈출'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옛날에 만들어진 '혹성탈출'과는 사뭇 다르다.
이 영화는 미국 헐리우드 영화의 공식 매뉴얼인 '영웅'의 이야기와 주인공이 실패와 좌절을 겪고 마침내 성공한다는 '해피엔딩'과 악당은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스토리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반자본주의의 메타포를 읽을 수 있다. 노예 상태의 인간이 어느날 각성하게 되는데, 그것이 자기 혼자의 깨달음일 수도 있고, 부르주아 가운데 반자본주의자가 가르쳐 준 것일 수도 있겠다. 하여간 깨달은 노예는 99%의 노예들이 뭉치면 거대한 힘이 된다는 것을 알고, 단결하여 1%의 자본가를 타도한다는, 얼토당토 않지만 그렇다고 말이 안되는 것도 아닌 주장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인 시저의 '진화'는 오로지 그의 주인이었던 인간에 의한 것이다. 즉, 체제내의 질적 변화가 없는 한, 혁명이든 진화든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예제를 타도할 수 있었던 것도 노예제 사회의 모순 때문이었고, 자본주의의 타도 역시 자본주의 모순의 극대화로 인하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란 자본가와 노동자, 두 계급의 탄생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자본주의가 아닌 '노동자 혁명'이란 있을 수 없고, 말이 되지 않는 논리다.
마찬가지로, '진화'란 적절한 외부 요인이 존재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진화 역시 끊임없는 외부의 자극과 환경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고, 이 영화에서도 진화는, 인간의 과학실험과 유전자 조작으로 인한 결과물인 것이다.
침팬지의 진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인간보다 뛰어난 진화를 하게 된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까지 진화해 온 '인간'의 노력이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그로 인해 멸종하겠지만, 그것 역시 진화의 한 과정일 뿐이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 침팬지들은 착하고 정의로운 역할을 맡고 있고, 인간은 악당 역할이다. 인간은 모든 생물을 오로지 '실험용'으로만 이용하고 폐기처분하는 몹쓸 짓을 서슴없이 하는데 반해, 진화하는 침팬지들은 살생조차 하지 않는 도덕성을 스스로 실천한다.
인간인 나로서는 좀 씁쓸한 결말이지만, 똑똑한 침팬지들이 인간을 멸종시키고 지구를 지금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지켜나간다면, 그런 세상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즉, 인간의 멸종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영화는 당연히 2편을 예고하고 있다. 별 세 개 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감독 루퍼트 와이어트 (2011 / 미국)
출연 제임스 프랭코,프리다 핀토,앤디 서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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