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01
유일하게 남은, 동무들과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마포의 한 사진관에서 찍었는데, 영원한 우정을 다짐하던 동무들은 지금 없다. 사진 왼쪽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명석해 보이는 동무는 '친구란 하나의 육체에 깃든 두 개의 영혼'이라고 생각했던 동무다. 그도 젊은 시절, 괴로운 시간 속에서 헤매다 세상을 떠났다. 그가 가진 뛰어난 재능도 그가 살아가는 희망이 되지 못했다. 조금 더 참고 살았다면 어땠을까.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다니며, 결혼하고, 아이를 둔 평범한 가장이 되었을까. 1990년. 너무도 갑작스러운 그의 부고를 듣고, 그의 장례를 치른 후, 내 삶도 그 시간에서 멈췄고, 더 이상의 시간은 그냥 살아갈 뿐이라고 생각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간다. 기억도, 추억도 시간이 지나면 ..
2011.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