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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2

1960년대-02 이 사진에서 작은 누나는 빠져 있다. 정확히 말하면, 40년이 넘도록 작은 누나의 존재를 알지도 못했다. 어릴 때 태어나 자랐던 마포 공덕동, 도화동의 기차뚝방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나는 이제 환갑이 넘었고, 우리는 어릴 때부터 누나의 도움으로 자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모는 무능력하고, 어리석었으며, 염치도 없었다. 적어도 딸에 대해서만큼은. 누나는 오직 큰딸이라는 죄로 부모와 동생을 거둬야 했고, 무진 고생을 했으며, 지금도 그렇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가장 슬퍼한 사람도 누나였고, 어머니에게 가장 잘 모신 사람도 누나였다. 능력이 없어서 누나에게 작은 도움도 주지 못해 안타깝다. 내가 받은 도움의 극히 일부라도 돌려드려야 할텐데. 오른쪽의 저 인상 쓰고 있는 어린이는, 나이가 들어도 내내 .. 2011. 10. 27.
1960년대-01 '멋진 하루' 블로깅을 시작한다. 이 기록은 내가 살아온 날들의 기록이고, 추억의 집합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날보다는, 힘들고 고달프고, 괴로웠던 시간이 훨씬 많았지만, 숨기거나 피할 수 없는 내 삶이기도 하다. 지천명이 되고 나서도 늘 느끼는 건, 여전히 어리석고 비겁한 나의 모습이다. 나이가 들어도 사람되기는 틀렸구나, 애초 '나'라는 인간의 그릇은 이 정도구나를 깨달은 것만도 다행이랄까. 이 사진은 내가 가진 사진 가운데 가장 오래 된 것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내 부모님도 가난했고, 배우지 못했으며, 나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 가난이 부끄러운 건 아니지만, 불편한 건 분명하다. 더구나 70년대 중반에 홍수로 집이 물에 잠기면서 그나마 있던 사진이며 집안의 물건들을 다 잃어버려 어릴 때 사진.. 2011.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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