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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07년

2007년-꽃피는 마당

by 똥이아빠 201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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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중순. 봄빛이 완연한 어느 날. 대추나무에서 잎이 솟아나오고 있다. 대추나무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 가장 늦게 잎이 돋는다.

움트다

 

겨울이 유난히 따뜻하다 싶더니 3월 말에 눈이 내립니다. 3월부터는 산림조합이나 개인 농장에서 나무 시장을 여는데, 올해도 나무를 심었습니다. 지난해 심은 나무는 겨울을 마당에서 보냈고, 새로 산 나무는 햇살 좋은 마당에 심었습니다.

지난해 심은 나무들이 겨울을 온전히 보냈는지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대추나무, 사과나무, 복숭아나무, 모과나무, 단풍나무, 산수유나무, 앵두나무 등이 지난해 심은 나무들이고 거기에 다시 새로 산 나무로 감나무와 왕벗나무, 연산홍, 개나리를 심었습니다.

한 해를 넘긴 나무의 가지에서 아주 작은 움이 트는 것을 기다립니다. 봄이 온다는 것은, 나무의 가지에서 움이 트는 때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생명의 신비로움에 관해 많은 말을 하지만, 새로 심은 나무에서 움이 트는 것을 볼 때처럼 그 말을 절실하게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새로 감나무를 심고 나서 며칠 후, 양평읍의 오일장에서 자두나무와 매실나무 묘목을 각각 네 그루씩 사서 심었습니다. 묘목이어서 작은 가지를 모두 잘라버리고 막대기 같은 줄기 하나씩만 남은 것을 심었는데, 비쩍 마른 줄기가 과연 살아날까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땅을 파고 먼저 구덩이에 물을 채운 다음, 묘목을 심고 흙을 덮습니다. 묘목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가느다란 막대기에 불과합니다. 묘목을 심고 며칠을 기다립니다.

아침 저녁으로 마당에 나가 나무들을 살펴봅니다. 이미 뿌리를 내린 나무들은 3월 중순부터 움이 터서 꽃망울이 달리고 새잎이 돋아납니다만, 이제 막 심은 묘목은 아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묘목을 들여다보는 순간, 아주 작은 변화가 일어난 것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나무 줄기의 눈에서 아주 작은, 말할 수 없이 작은 움이 튼 것입니다. 그 작은 변화가 바로 묘목이 땅에 뿌리 내렸다는 것을 의미하며, 나무가 땅의 기운과 햇볕, 바람을 먹고 살아났다는 것을 의미하며, 봄이 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나무에서 움이 트고 잎이 나고, 꽃망울이 맺히는 것은 흔히 보는 일이지만, 내가 심은 묘목에서 처음으로 움이 트는 것을 발견하는 기쁨은 더할 나위 없이 큽니다. 똑같은 자연 현상이라도 새삼 신기하고 기특하고 아름답습니다.

나무에서 움이 트는 것을 보는 기쁨이 꽃 피는 걸 볼 때보다 더 황홀합니다. 나무들이 모두 건강하게 무럭 무럭 자라기를 기원합니다. 태양과 구름과 바람과 비와 눈, 그리고 땅과 땅 속의 모든 미생물들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나무결을 보니 매화나무 인듯. 힘겹게 새잎이 나오고 있다. 아니, 이 잎이 결국 가지가 될 것이니, 가지라고 해야 하나.


봄에 이렇게 새로운 생명이 싹트고, 움트는 것을 볼 때마다, 시골에 살기를 너무너무 잘 했다고 생각한다. 도시에 살면, 이런 놀라운 장면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지리적인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나무에서 새 잎이 돋고 있을 때...


땅에서도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이렇게 새로운 잎들이 피어오르고...


층층나무도 자라고...


대추나무가 잎을 틔우고...


벚나무도 잎이 자라고...


사과나무도 자라고...


매화나무도 자라고...


규혁엄마도 자라고...앗...이건 아니고....


텃밭에 있는 토마토, 상추 등도 자라고...


뒤꼍에 있는 상추들도 자라고...


여기 저기 심어놓은 대추나무며, 매실나무들도 자라고...


언제 크나 싶은 매실나무(자두나무?).


봄볕이 화창하고...


집 뒤꼍은 이렇게 소박하고...


마당은 잔디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고...


심어놓은 묘목들이 잘 자라길 바라고...











이렇게 작은 묘목들이 지금은 많이 자라서 열매를 맺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매실 나무 묘목.




















2007년 봄이니 벌써 5년 전이다. 이때와 지금은 사뭇 다르다. 나무들이 많이 자랐고, 매화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나무가 자라는 걸 보면, 늘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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