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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07년

2007년-이상한 꿈

by 똥이아빠 201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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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이렇게 써 있다.

619일 화요일

이상한 날이다. 새벽에 무서운 꿈을 꾸었다.

어떤 방이었다. 밤이었다. 나하고 두 사람이 더 있었다. 가로로 긴 창문이 있었고, 출입문이 있었다. 두 사람이 누구인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셋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창문 바깥에서 흐릿한 형상을 보았다. 꿈속에서 나는 그것이 귀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형상은 점점 뚜렷해지더니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는 마침내 출입문으로 들어왔는데, 그때는 확실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그 형상은 무섭다기 보다는 조금 웃기게 생겼는데, 다른 사람에게 먼저 가더니 나에게로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나는 손을 흔들려 거부했고, ‘안돼라고 소리 질렀다. 그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일어나니 새벽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다시 잠들기도 그렇고 해서 컴퓨터를 켰다. 잠시 후에 어머니가 일어나 2층으로 올라왔고, 집안 청소를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빗자루로 쓰레기를 조금씩 쓸어 모았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 목공 교실에서 해야 할 작업을 미리 하기 위해서 조각도를 가지고 서랍의 주먹장을 다듬었다.

그 일을 하면서도 마음 속으로 자꾸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하나를 맞춰 놓고, 다른 하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갑자기 조각도가 빗나가면서 내 왼쪽 손바닥을 푹 찔렀다.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너무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고 허둥거렸다. 어머니도 바로 앞에 있었는데, 담배를 가지러 갔다며 1층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지를 못하고 있었다.

똥이는 아무리 크게 소리 질러도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이상했다. 주방타올로 대충 감싸고 똥이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출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여서 양수리를 조금 벗어났다고 했다.

차를 가지고 한 손으로 운전해서 문호리로 갔다. 문호리 내려가는 길이 멀게 느껴졌다. 상처는 통증이 심해지고 욱신거리는 듯 하면서 저리고, 무거운 통증 때문에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났다.

똥이 엄마가 종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똥이 엄마 차를 타고 양수리 강남의원으로 갔다. 그때가 830분경. 일단 응급처치를 하고 의사선생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9시가 되어서 찢어진 곳을 꿰맬 수 있었다. 다행히도 신경을 다치지는 않았고, 살 속에 있던 근육이 찢어졌다고 한다. 국소마취를 하고 몇 바늘인가를 꿰맸다.

똥이 엄마가 기다렸다가 문호리까지 태워주고 출근했다. 나는 다친 팔을 하고 오늘 컴퓨터 교실에 나가 강의를 했다.

컴퓨터 교실이 끝나고 김성만 선생과 이학민 선생과 셋이서 양수리에 있는 중국집-물망아-에 가서 중국 냉면을 먹었다. 깍두기에서 먹다 남은 것 같은 찌꺼기가 나왔다.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오후 3시 가까이 되어서 집에 돌아왔다. 오는 길에 잠시 학교에 들러 똥이를 보고 왔는데, 연극놀이를 하는데 운동화를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는 싫다고 했는데, 집에 와서 운동화를 가지고 다시 학교로 갔다.

학교에는 엄마들이 나와 있었다. 오늘이 연극 한학기 마지막 날이라고 했다. 연극놀이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똥이는 다시 피아노를 했다.

엊그제 똥이가 이런 말을 했다. 꿈속에서 누군가 자기를 데려가려고 하면 그 사람은 죽거나 크게 다친다고. 그 말을 듣고 며칠 지나지 않아 내가 똑같은 일을 당했다.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마음이 쓰인다. 하지만 모두들 이만하기가 다행이라고 했다. 사실 그렇다.

동네가 작다보니 하루도 안되어서 내가 다친걸 다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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