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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The Man Who Wasn't There

by 똥이아빠 2015.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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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The Man Who Wasn't There

영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를 보다. 코엔 형제 작품. 영화를 보는 2시간이 너무도 행복했던 시간. 1950년대의 미국과, 평화로운 작은 마을과, 그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밀과 범죄를 다루는 놀라운 기술.
빛바랜 흑백사진같은 화면, 놀라운 디테일의 화면들, 한 장면, 한 장면이 느리게 흐르면서도 아름답게 반짝거리는 느낌. 주인공의 독백과 아이러니한 반전. 코엔 형제의 블랙 유머. 이 모든 것이 놀랍고 멋지다. 코엔 형제만의 독특하고도 뛰어난 작품 가운데 하나. 별 네 개 반.

주인공 에드의 삶은 권태롭다. 1950년대 미국은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행복한 나날이었다. 물론 백인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다. 경제는 활황이고,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었으며 최신형 자동차와 컬러TV와 세탁기와 전기오븐이 집집마다 들어오고, 미국의 백인은 중산층으로 도약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발사 에드의 삶은 권태롭다.
그는 담배를 피우며 머리를 깍는다. 아이들의 머리를 깍을 때도 담배를 피운다. 담배를 피우며 머리를 손질하는 그의 표정은 한 없이 권태롭다. 그는 이발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적어도 무능했고, 처남이 운영하는 이발소에서 이발사로 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무능하고 비참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것은 아내의 불륜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지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에드의 내면은 얼음처럼 차가워져 갔다. 에드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처럼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고 있다. 뫼르소가 아랍인을 죽이고 사형당하는 것처럼, 에드는 아내의 직장 상사이자 불륜상대였던 데이브를 죽이고-드라이크리닝 사기꾼도 마찬가지로 죽이고-사형당한다.
에드와 뫼르소는 매우 닮은 인물인데, 그들의 차가운 모습의 근원에는 타오르는 분노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부드러운 태도, 결코 화를 내지 않는 모습, 예의를 잘 지키는 태도, 조용하고 수줍은 듯한 모습은 평범하고 모범적인 시민의 모습이지만, 격렬한 분노 때문에 오히려 차갑게 가라앉은 인간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에드나 뫼르소 모두 자신이 하는 일이 하찮은 것이라고 여겼다. 두 사람 모두 현실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고,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자리는 이곳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오는 불안을 만들어 내고, 그 불안은 긴장과 고통을 동반한다.
뫼르소는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 때문에 자신의 삶이 망가지고 있다고 느꼈고, 에드는 이발소라는 좁은 공간에서 늙어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는 것이 비참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지만 알고 보면 언제든 쉽게 살인을 할 수 있는 심리적 여건이 준비되어 있었다.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사라지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현실이 불만족한 상태에서, 작은 계기만 있어도 극단적인 상황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인물들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다른 사람을 쉽게 죽이듯, 자신의 죽음 역시 무심하게 바라본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내면이 이미 죽어 있기 때문이다. 분노로 타 들어간 영혼은 현실에서 살 수 없다. 그렇기에 죽음이 오히려 편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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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 에드는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내 도리스는 상사인 데이브와 바람이 났지만 에드는 알고도 모른 척이다. 마침 이발하러 온 손님이 드라이 크리닝 기계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제안한다. 에드는 마음이 동해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브를 협박하는데 엉겁결에 펜촉으로 그를 찔러 죽이고 만다. 엉뚱하게도 아내 도리스가 살인 혐의로 체포되고 일은 꼬일 대로 꼬여 간다.('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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