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테러 라이브
*주의 : 마지막 부분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이야기 되고 있는 영화는 '설국열차'와 이 영화다. 헐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한국영화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단순히 '애국심'에 의한 한국영화 사랑이 아니라, 한국영화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설국열차'와 이 영화를 단순비교하면서, 어떤 영화가 더 재미있다는 둥, 이 영화보다는 저 영화가 더 낫다는 둥 하는 식의 주장들이 인터넷에 떠다니는 걸 보면서, 좀 어이없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보자. 영화 '대부'와 '언터처블'이 동시에 영화관에서 상영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이 영화를 단순비교할 수 있을까? 즉, '대부'보다 '언터처블'이 더 뛰어나다거나, 더 재미있다거나, '대부'보다는 '언터처블'을 보겠다거나 하는 반응을 보이겠는가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비교와 평가를 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얼마나 낮은가를 모르는 사람들이 부화뇌동한다. 간단히 말해서, '대부'와 '언터처블'은 두 영화가 가지고 있는 나름의 영화사적 의미가 있고, 영화로서의 재미가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설국열차'와 이 영화는 서로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설국열차'가 미래의 어느 시기를 상정한 SF영화라면, 이 영화는 지금, 우리 한국의 상황을 가상으로 상정한 리얼리즘 영화인 것이다.
단지 한국감독이 만든 영화라고 해서, 두 영화를 비교하는 것은, 음식으로 치면, 한정식과 스테이크를 단순비교하는 것과 똑같은, 멍청한 짓이다.
'설국열차'는 거대 담론이다. 인류의 미래와 인류의 존재 이유에 관한 철학적이고 거시적인 질문이 들어 있는 내용이라면, 이 영화는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계급 또는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에서 비롯한 분노가 사회(체제)를 향해 폭발한 것이다.
한국 사회라고는 해도, 자본주의 체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인권유린으로 억압당하는 계급의 분노가 폭발하면 어떤 결과가 오는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는 생각이다.
또한,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언론(방송)과 정치(청와대, 대통령)의 민낯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니던가. 언론은 시청률에만 신경을 쓸 뿐, 고통받는 자에 대한 연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은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만 신경 쓸 뿐, 그들이 '존경하는 국민'의 안전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즉, 기득권자들은 시민이나 특히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단지 '쓰레기'로 여길 뿐이라는 것이다.
영화는 매우 뛰어났고, '설국열차'의 재미와는 다른 느낌의 재미가 있었다. 조금 더 영화의 내용을 보강한다면, 마포대교 하나만 폭파할 것이 아니라, 중간에 한강의 여러 다리들 가운데 10여 개 이상을 폭파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앵커 윤영화가 마지막 장면에서 생방송을 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더 멋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좌절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좋다는 가족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그것도 괜찮은 듯 했다. 별 네 개. 추천.
한강 폭탄테러의 생생한 충격이 독점 생중계 된다!
“지금… 한강 다리를 폭파하겠습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밀려난 국민 앵커 ‘윤영화’는 생방송 진행 중, 신원미상 청취자로부터 협박전화를 받는다.
“내가 터뜨린다고 했죠…?” 장난전화로 치부하며 전화를 끊은 순간, 마포대교가 폭발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눈 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재난이 ‘테러사건’이라는 단서를 쥐게 된 윤영화!
“신고하지마. 이건 일생일대의 기회야!” 마감뉴스 복귀 조건으로 보도국장과 물밑 거래를 시도한 그는 테러범과의 전화통화를 독점 생중계하기에 이른다.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언론사 건드려 봤자 좋을 거 없어!” 21억이라는 거액의 보상금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테러범. 한편 윤영화는 자신의 귀에 꽂힌 인이어에 폭탄이 설치된 사실을 알게 되는데… 테러범의 정체는 무엇이며, 왜 하필 앵커 ‘윤영화’를 지목했을까? ('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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