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Barton Fink

by 똥이아빠 2016. 9. 16.
728x90
<영화> Barton Fink

조엘 코엔, 에단 코엔 형제 작품. 
코엔 형제의 영화는 특별하다. 좋아하는 많은 감독이 있고, 그들이 만든 영화가 있지만 코엔 형제의 블랙 유머는 씁쓸하면서도 달콤하고 여운이 많이 남는 맛이다. 
지금까지 코엔 형제가 만든 공식적인 10여편의 영화는 다 2번 이상 봤지만, 앞으로도 이들의 영화는 꾸준히 다시 찾아서 보게 될 영화들이다. 그만큼 영화를 잘 만들고, 영화를 보는 순수한 재미가 있다.
이 영화 역시 처음 봤을 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과 난해한 이야기 방식 때문에 두어 번을 더 봤다. 주인공 바톤 핑크는 동부에서 희곡으로 성곡한 작가. 1940년대 헐리우드를 풍자한 이 영화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코엔 형제의 연출이 빛을 발하는 멋진 영화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맥거핀으로 등장하는 박스의 존재와 향방이 영화의 긴장감을 끝까지 고조시키고 있다. 낡은 호텔방에 놓여 있는 액자 속에는 바닷가에 앉아 있는 한 여인의 뒷모습이 보이고, 호텔의 벽에 붙은 벽지는 높은 온도와 습기로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다.
거액을 주겠다는 영화사의 제안에 솔깃해 헐리우드로 온 주인공 바톤 핑크는 사장의 환대 속에서 레스링 대본을 써보라는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바톤은 타자기 앞에 앉아서 원고를 써보려 해도 단 한 글자도 이어가지 못한다.
바톤은 희곡을 써서 성공한 작가이긴 하지만 영화 시나리오를 써 본 적도 없고, 심지어 레슬링 시나리오는 처음 들어보는 것이다. 그는 참고로 레슬링 영화를 보지만, 그 영화에 대단한 시나리오가 있을 리 만무하다.
글을 쓰는 작가가 놓여 있는 이 딜레마는 호텔 옆방의 거대한 몸집의 사내를 만나면서 달라진다. 옆방의 찰리는 보험회사 직원이라고 소개한다. 그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바톤은 어처구니 없게도 그 사내를 믿는다.
그러고보면, 바톤은 누군가를 쉽게 믿는 사람이다. 돈을 많이 주겠다는 말에 동부에서 서부로 옮겨오고, 자신의 침대에서 죽은 여성을 조용히 처리해 주겠다는 옆방 찰리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의지한다.
그는 자신이 희곡 이외에 이렇다 할 글쓰기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하지만 딱히 해결책을 떠올리지도 못한다. 나약하고 관념적인 지식인인 바톤은 행동하는 보험영업사원 찰리를 보면서 부러워한다.
찰리는 거대한 몸집의 곰같은 남자지만 다정하고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는 멋진 남자이기도 하다. 바톤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붙들고 쩔쩔 매는 사이, 찰리는 바톤을 위해 위험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훌륭하게 해치운다. 그는 연쇄살인마이기 때문이다.
코엔 형제의 블랙 유머는 웃음기 없는 영화 내내 서늘한 공포와 난감한 쓴웃음을 통해 완성된다.



반응형

'영화를 보다 > 미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열차 안의 낯선자들-스트레인저 온 트레인  (0) 2016.09.18
<영화> LA 컨피덴셜  (0) 2016.09.18
<영화> 트루 그릿-브레이브  (0) 2016.09.18
<영화> 리플리  (0) 2016.09.17
<영화> Pulp Fiction  (0) 2016.09.17
<영화> The Aviator  (0) 2016.09.16
<영화> Shutter Island  (0) 2016.09.16
<영화> Spotlight  (0) 2016.03.18
<영화> cowspiracy  (0) 2016.02.24
<영화> 요리를 욕망하다  (0) 201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