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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럭키

by 똥이아빠 2016. 11. 21.


[영화] 럭키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을 리메이크한 영화.
코미디 영화가 그렇듯 심심풀이 팝콘을 먹으면서 볼 수 있는 가벼운 영화다. 이야기의 깊이나 인물들의 갈등 구조는 그리 심각하지 않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다루는 내용은 매우 심각한데, 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정작 어리버리하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리얼리티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되는건, 형편 없는 막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킬러와 백수청년의 삶을 뒤바꿔서 벌어지는 일은 하나의 우화다. 영화를 보는 그대로만 해석하면 재미없지만, 이것을 동화 '왕자와 거지'의 현대판 이야기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사회적 위치의 반전으로 해석하면 재미있다.

킬러 최형욱은 의뢰받은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최고의 킬러이자 해결사다. 그는 어떤 이류로든 사람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시체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고 완벽하게 해결한다.
업계에 소문난 해결사이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게 되고, 최고급 생활을 한다. 하지만 정작 킬러 최형욱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다만 서류상으로 사라지게 할 뿐이다. 이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내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대통령은 정말이지 '나만' 행복한 나라로 만들었다. 여기서 '나만'이라는 말은 대통령 자신을 말하는 것이지 결코 글을 읽는 '나'가 아님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사기를 치는 것은 다양한 방법과 기상천외한 논리가 있겠지만, 이렇게 아주 단순하면서도 평범한 방식으로도 가능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킬러 최형욱은 문제를 해결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의뢰인에게 사기를 친 것이다. 범죄행위의 여부를 떠나 과정만을 보면, 돈 많은 놈들에게 돈을 뜯어내고, 죽어야 할 사람을 살린 것이니 그것을 비난할 수 없다고도 할 수 있지만, 계약을 위반한 것은 분명한 일이다.

우리가 놓칠 수 있는 것은, 의뢰인이 반드시 돈이 많거나 악당이 아니라는 것, 죽어야 할 대상이 반드시 약자이거나 의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피해자가 너무도 억울해서 킬러에게 범죄자인 가해자를 죽여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도 킬러 최형욱이 그 범죄자인 가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서류상으로 사라지게 만들었다면, 그 다음의 결과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영화는 코믹하지만, 논리적 전개나 개연성이 부족해서 몰입할 수는 없었다. 요즘은 영화를 봐도 온통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친 양아치들 때문에 그쪽으로 연결하려는 생각만 들 뿐이다.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도 웃을 수 없는 현실, 그것이 비참한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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