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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자백

by 똥이아빠 2016.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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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백

한국에서 진짜 기자정신을 갖고 권력의 심장을 파헤치는 기자들이 얼마나 될까. 그런 면에서 내가 ‘뉴스타파’를 후원하고 있다는 건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 이 영화는 ‘뉴스타파’의 기자들이 국가정보원의 간첩조작 사건을 뒤쫓는 이야기다.
‘뉴스타파’의 책임기자는 최승호 기자로, 그는 예전에 ‘문화방송’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인 ‘피디수첩’의 대표 피디이기도 했던 사람이다. 그가 ‘문화방송’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물론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이지만-쫓겨난 이후 ‘뉴스타파’를 조직해 주로 권력 범죄에 관해 취재를 집중하고 있다.

영화에서, 간첩조작 사건의 다양한 사례가 나오지만 중심은 ‘유우성 씨’의 간첩조작 사건이다. 민주주의 사회라고 하는 한국에서, 그것도 21세기에 음습하고 악랄한 간첩조작 사건이 벌어지고 있고, 그것이 국가의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국가정보원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 충격이다.
현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안전기획부와 더 거슬러 올라가 중앙정보부에서도 줄곧 간첩을 조작한 사건이 많았고, 그 사건들은 2000년대 이후 거의 대부분 무죄 판결이 났다. 즉,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간첩 사건들은 정보기관에서 조작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이것은 결코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 단 한 건의 간첩조작 사건만으로도 정보기관의 수장과 책임자들이 모두 파면되어야 하는 엄청난 사건임에도, 이 나라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권력의 범죄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보기관의 범죄 행위는 거슬러 올라가면 친일매국노 집단과 깊은 관련이 있다. 1945년 해방 이후 이승만이 정권을 잡게 되면서, 친일파와 매국노들이 득세했고, 그 안에는 친일경찰들이 온전히 살아남은 것과 친일군인들이 그대로 해방된 나라의 국방을 담당한 것이 원인이었다.
박정희는 친일군인이었고, 경찰의 초기 간부들 역시 대부분 친일경찰들이었다.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자신들의 친일경력과 매국행위를 방어하기 위해 독립운동가들과 사회주의자들을 탄압하고 학살하고, 간첩으로 만들어 죽이거나 불구로 만들었다.

한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려면, 지금이라도 친일매국노들을 모두 청산해야 한다.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역사의 범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이 더 건강하고 부유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친일매국노를 처단하고, 그들이 훔친 천문학적인 재산을 전부 몰수해서 다시는 나라를 배신하는 것이 얼마나 큰 범죄인가를 깨닫게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여전히 가해자들이 뻔뻔한 낯짝을 처들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에게 죄책감을 보기는 불가능하다. 처음부터 양심이 없는 자들의 냉혈한 폭력이 간첩을 조작하도록 만드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국가정보원 직원들과 함께 검사들도 증거를 조작하고, 선량한 사람을 간첩으로 조작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알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행동한다. 이들에게 조작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정의를 바로 세우지 않는 사회는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와 같다. 그곳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은 힘없는 서민들 뿐이다. 한국이 민주주의 사회라면, 권력을 남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을 가장 먼저 처벌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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