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설의 주먹
덕규는 학생 복싱선수였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심판의 농간으로 탈락하면서 타락한다. 상훈과 재석은 각각 학교에서 주먹깨나 쓰며 학창시절을 보내지만, 결국 사고를 치고 재석은 감옥까지 갔다 온다.
그리고 25년이 지나, 이들은 '전설의 주먹'이라는 TV프로그램의 링 위에서 다시 만난다.
강우석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 상영시간도 무려 150분이 넘는다. 보통은 120분 정도로 편집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렇게 길게 만든 것도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편집을 해서 시간을 줄여 120분 안으로 내용을 담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무려 30분 이상을 더 길게 만든 데에는 감독 나름의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이 영화에 대해 혹평을 하는 것을 더러 봤는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강우석 감독의 작품이 예전보다 못하다던가, 아니면 강우석 감독의 작품에 원래 거품이 있었다던가 하는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를 보면, 한 씬, 한 씬 꽤 정성을 들여 찍은 느낌이 있다.
학생 시절의 싸움 장면도 그렇고, 링 위에서의 격투기 장면도 꽤 공을 많이 들이고, 훌륭한 액션을 보여주고 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스토리라인이 조금 밋밋하다는 비판을 할 수 있겠지만, 완벽함을 기준으로 잣대를 들이댄다면 혹독한 비판을 받지 않을 감독이 몇 명이나 될까.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제작진의 고충도 헤아려가면서 영화를 봐주는 것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덕규는, 자신이 학생 때 같은 동급생을 괴롭힌 기억을 못하고 있다가, 동창회에 나가서야 당시 상황을 떠올리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느다. 즉, 가해자였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할 기회가 그동안 없다가, 피해자의 입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딸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며 동급생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과정과 겹쳐, 가해자이자 피해자로서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상황을 만든다.
자기 딸을 폭행한 딸의 친구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설득을 하지만, 딸의 친구들이자 가해자인 양아치들은 오히려 시비를 걸고, 결국 덕규는 양아치들을 짓밟아버린다.
딸이 당하는 폭력의 고통이 자신이 예전에 했던 폭력에서 비롯한 것임을 깨달은 덕규는 딸에게 잘못했다고 사죄하고, 다시는 주먹을 쓰지 않겠노라고 맹세한다.
대기업 부장인 상훈은 동창인 진호(기업 회장) 밑에서 일하고 있다. 진호는 돈 많은 집안의 자식으로, 돈으로 주먹 쓰는 아이들을 부리며 일진 행세를 했고,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 받아 기업의 회장이 되었지만, 그가 보여주는 악질적인 모습들은 지금 우리 사회의 기업 총수들이 보여주는 가장 저질이고 악질적인 모습의 총화이기도 하다.
노동조합을 증오하고, 나이 많은 임원을 야구방망이로 때리는 장면은 강우석 감독이 우리 사회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현실 풍자의 단면이었다. 상훈 역의 유준상은 평소 별로 좋아하지 않던 배우였는데, 이 영화에서 말이 별로 없고, 진지한 역할을 맡아서 호감을 주었다.
삼류 건달로 나오는 재석은, 친구들을 대신해 감옥에 갔다 오고, 결국 조직폭력배가 되어 건들거리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다시 친구를 만나면서, 그의 삶에도 변화가 생길 조짐을 보인다. 그는 자기가 모시던 조폭 두목과 결별하게 되는데, 아마도 덕규의 국수집에서 같이 일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는 폭력을 미화하거나 소위 '일진'을 영웅으로 만들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단지 어려서 주먹을 썼던 아이들이 중년이 되었을 때,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는 삶의 과정에 대한 궁금함을 그린 것이다. 철 없던 시절에 펄펄 날아다녔던 청춘들도 나이 먹고, 세상의 파도에 휩쓸리다 보니 살아가는 것이 누추하고 고달프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인생이 그렇게 대단한 것도, 화려한 것도, 만만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25년이 지나, 이들은 '전설의 주먹'이라는 TV프로그램의 링 위에서 다시 만난다.
강우석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 상영시간도 무려 150분이 넘는다. 보통은 120분 정도로 편집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렇게 길게 만든 것도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편집을 해서 시간을 줄여 120분 안으로 내용을 담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무려 30분 이상을 더 길게 만든 데에는 감독 나름의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이 영화에 대해 혹평을 하는 것을 더러 봤는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강우석 감독의 작품이 예전보다 못하다던가, 아니면 강우석 감독의 작품에 원래 거품이 있었다던가 하는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를 보면, 한 씬, 한 씬 꽤 정성을 들여 찍은 느낌이 있다.
학생 시절의 싸움 장면도 그렇고, 링 위에서의 격투기 장면도 꽤 공을 많이 들이고, 훌륭한 액션을 보여주고 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스토리라인이 조금 밋밋하다는 비판을 할 수 있겠지만, 완벽함을 기준으로 잣대를 들이댄다면 혹독한 비판을 받지 않을 감독이 몇 명이나 될까.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제작진의 고충도 헤아려가면서 영화를 봐주는 것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덕규는, 자신이 학생 때 같은 동급생을 괴롭힌 기억을 못하고 있다가, 동창회에 나가서야 당시 상황을 떠올리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느다. 즉, 가해자였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할 기회가 그동안 없다가, 피해자의 입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딸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며 동급생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과정과 겹쳐, 가해자이자 피해자로서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상황을 만든다.
자기 딸을 폭행한 딸의 친구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설득을 하지만, 딸의 친구들이자 가해자인 양아치들은 오히려 시비를 걸고, 결국 덕규는 양아치들을 짓밟아버린다.
딸이 당하는 폭력의 고통이 자신이 예전에 했던 폭력에서 비롯한 것임을 깨달은 덕규는 딸에게 잘못했다고 사죄하고, 다시는 주먹을 쓰지 않겠노라고 맹세한다.
대기업 부장인 상훈은 동창인 진호(기업 회장) 밑에서 일하고 있다. 진호는 돈 많은 집안의 자식으로, 돈으로 주먹 쓰는 아이들을 부리며 일진 행세를 했고,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 받아 기업의 회장이 되었지만, 그가 보여주는 악질적인 모습들은 지금 우리 사회의 기업 총수들이 보여주는 가장 저질이고 악질적인 모습의 총화이기도 하다.
노동조합을 증오하고, 나이 많은 임원을 야구방망이로 때리는 장면은 강우석 감독이 우리 사회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현실 풍자의 단면이었다. 상훈 역의 유준상은 평소 별로 좋아하지 않던 배우였는데, 이 영화에서 말이 별로 없고, 진지한 역할을 맡아서 호감을 주었다.
삼류 건달로 나오는 재석은, 친구들을 대신해 감옥에 갔다 오고, 결국 조직폭력배가 되어 건들거리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다시 친구를 만나면서, 그의 삶에도 변화가 생길 조짐을 보인다. 그는 자기가 모시던 조폭 두목과 결별하게 되는데, 아마도 덕규의 국수집에서 같이 일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는 폭력을 미화하거나 소위 '일진'을 영웅으로 만들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단지 어려서 주먹을 썼던 아이들이 중년이 되었을 때,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는 삶의 과정에 대한 궁금함을 그린 것이다. 철 없던 시절에 펄펄 날아다녔던 청춘들도 나이 먹고, 세상의 파도에 휩쓸리다 보니 살아가는 것이 누추하고 고달프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인생이 그렇게 대단한 것도, 화려한 것도, 만만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액션 씬은 꽤 훌륭했는데, 조금 아쉽다면, 세 친구 사이에 어렸을 때의 비밀을 하나쯤 만들어 두고, 이것을 마지막에 감동적으로 승화시켰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 세 개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