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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일본영화

[영화] 리틀 포레스트 - 일본

by 똥이아빠 2018.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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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 일본


영화는 두 편으로 구성되었다. 여름, 가을이 한 편, 겨울, 봄이 다른 한 편이다. 주인공은 산골에서 생활한다. 모든 것이 불편하지만, 불편하기 때문에 더 많이 행복하다. 농사를 짓고, 이웃과 함께 나누고, 텃밭에서 나는 것들을 가지고 끼니를 이어간다.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공장에서 생산하는 먹거리가 수퍼마켓을 가득 채우는 현실에서, 마치 농경시대를 살아가는 것처럼 단순하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먹거리를 생산하고, 그 재료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오히려 쉽지 않은 선택이다. 영화는 느리다. 느려도 너무 느리고, 극적 장치도 없다. 자연에 묻힌 마을과 마을을 둘러싼 풍경이 느리게 흘러갈 뿐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밥을 지어 먹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밥은 곧 하늘'이라는 말도 있듯이 인간에게 한 끼의 밥은 목숨과 같은 것이고, 그것은 인류가 존속하는 근원이며 만물의 상징이기도 하다. 한 끼의 밥을 함부로 대하거나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대의 물질문명이 가져온 폐해가운데 하나다. 식료품이 넘쳐나기 때문에, 한 끼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고, 밥을 먹는 행위에 감사할줄 모르게 된 것이 안타깝다.

주인공은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자연에 순응할수록 자연이 더 많은 것을 인간에게 내주는 것은 자연과 인간이 상생할 수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고, 자연을 훼손하고, 함부로 대한다. 자연을 도구로, 수단으로, 이윤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순간, 자연은 인간과 적이 되고, 인간은 자신이 판 무덤에 빠지게 된다. 인간이 자연을 이기거나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고 무모한 발상이다. 

물질문명을 발달시키고 있는 인간이 예전보다 물질적 풍요는 누릴지 몰라도, 자연을 망가뜨린 대가를 치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스스로 지은 업보에 대한 대가이며,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도시 문명과 인공적인 삶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치유하는 영화다. 그것이 실행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해도,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극소수의 사람들이 도시를 탈출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동기로 작용한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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