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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머니백

by 똥이아빠 2018. 4. 25.


[영화] 머니백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잘 짜인 시나리오와 유쾌한 연출이 돋보이는 액션코미디 영화. 가이 리치 영화가 떠오르지만, 이런 소재의 영화는 다양한 변주로 나타나므로 딱히 가이 리치의 모방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이런 영화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탄탄해야 하고, 억지스럽거나 막힘이 없어야 한다. 흐름의 개연성이 매우 중요한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하나의 끈으로 연결된 것처럼 맞물려 돌아가는데, 가장 밑바닥에 있는 주인공 민재는 가난한 청년이다. 어머니가 병원에서 곧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가진 돈은 한푼도 없고 오히려 사채를 써서 사채업자에게 쫓기고 있다. 
민재에게 돈을 받아내는 양아치는 악마같은 인간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보스인 백사장에게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비루한 인간이다. 돈 많은 백사장은 양아치를 개처럼 부리지만 그 역시 국회의원인 문의원에게 일방으로 당하는 입장이다. 여기에 도박에 빠진 경찰 최형사와 백사장의 부탁을 받고 문의원을 죽이려는 살인청부업자 킬러박, 택배기사가 등장한다. 
백사장은 도박장에서 최형사에게 돈대신 총을 받게 되고, 그 총은 킬러박에게 문의원을 죽여달라고 포장해서 보내는데, 심부름을 맡은 양아치는 지나가던 택배기사를 불러 맡긴다. 택배기사는 온갖 고난을 겪으며 택배를 배달하려 하지만 킬러박이 집에 없어 이웃인 민재에게 맡기는데, 그때 민재는 목매달아 죽으려는 순간이었다. 
영화는 돈가방을 쫓는다. 돈가방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두고 마지막까지 쫓고 쫓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류승완 감독의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가 강렬하고 진지한 내용의 '머니백'이라면, 이 영화는 그보다는 가볍고 소박한 형태의 액션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는 두 명의 전혀 모르는 여성이 힘을 합해 자신들의 삶을 찾아가는 내용인데(물론 돈도 차지하고), 이 영화는 주인공 민재가 돈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택배기사를 그대로 둔 것은 안타까운 점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가난한 청년과 택배기사 같은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회심의 한 방을 날리는 것이 영화로라도 보여주면 좋았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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