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 - 한국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일본 영화와 거의 비슷하지만 일본 영화는 두 편으로 구성되었고, 이 영화는 사계절을 다 보여준다. 주인공은 같은 여성이고, 미혼이며 고향 마을에 돌아와 혼자 생활한다. 집은 굳게 문이 잠겨 있고, 겨울의 냉기가 싸늘하다. 주인공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눈 쌓인 텃밭에서 언 배추를 따다 배춧국을 끓여 먹는다.
그는 음식에 관한 한 막히는 것 없이 자연스럽고 다양하게 텃밭에서 나오는 재료만으로 근사한 밥상을 만든다. 그 재주는 엄마에게서 배운 것인데, 딸에게 그런 재주를 가르쳐 준 엄마가 더 대단해 보인다. 아버지가 죽고, 엄마는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어느 날, 아무런 예고 없이 집을 떠난다. 편지 한 장만 남겨둔 채.
주인공도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직장에 다니며 도시생활을 하지만, 녹록치 않은 생활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오고, 스스로 밥을 해 먹으며 마음을 치유한다. 일본 영화에는 없는, 고향 친구들과의 만남이 들어 있고, 엄마와의 사연과 만남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이야기의 바닥에 깔려 있다. 따뜻하고 소박한 영화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원작을 포함한)와 짐 자무시의 영화 '패터슨'은 차분하고 고요한 영화라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이 영화가 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하는 영화라면, 패터슨은 도시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들여다 보는 영화다. 두 영화의 배경과 방식은 다르지만 주인공이 서로 다른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성찰한다는 점에서는 결국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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