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이퀄라이저 2
같은 제목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후속편으로 만든 영화. 전편과 다르게 로버트 맥콜은 우버 기사로 일한다. 그의 생활은 변한 것이 없고, 그는 여전히 수도승처럼 살면서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평범한 악당들을 응징한다.
전편에서 그를 도와준 동료 수잔이 괴한에게 살해당하고, 과거 동료들도 비슷한 시기에 살해되면서 로버트는 수잔을 해친 자들이 누구인지 찾아나선다. 그의 과거 동료들과 만나 도움을 청하고,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범인을 찾아나서지만, 로버트의 직업적 본능은 자신이 믿기 싫은 방향으로 향한다.
수잔을 해친 범인을 알아낸 로버트는 그가 가장 가깝게 지내던 후배라는 걸 알게 되고, 사건의 전말을 이해한다. 이웃의 청년 마일스가 그림을 잘 그리는 걸 알게 되고, 그를 위해 도움을 주면서 가까와지는데, 수잔을 죽인 자들이 마일스를 납치하고 로버트는 그들과 사투를 벌인다.
전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히 재미있다. 조용하고 침착한 로버트의 행동은 그가 상당한 내공을 지닌 실력자임을 암시한다. 그는 공식적으로 죽은 사람이고, 그의 이름을 비롯한 모든 인적사항은 새로 만든 것이다. 그는 새롭게 태어난 가공의 인물이다.
하지만 전편과 다르게 이 영화에서 로버트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사건에 휘말리고, 자신과 가장 가까운 동료인 수잔의 죽음을 보면서, 그리고 수잔을 죽인 자들이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는 자기가 해결해야 할 일이 무언가를 분명히 알게 된다.
로버트의 집에 과거의 동료였지만 지금은 적이 된 자들이 습격했을 때, 마일스는 로버트의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휴대전화로 집안 상황을 감시하는 로버트가 마일스에게 책장 뒤로 숨으라고 말하면서 하던 대사가 재미있다.
책장에서 리차드 라이트의 '네이티브 선'을 찾아. 책 사이에 숨긴 비밀버튼을 찾으라는 내용이지만, 여기서 '리차드 라이트'라는 작가와 '네이티브 선'이라는 책에 관해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많을 듯 해서 일부러 설명을 한다. '리차드 라이트'는 미국 작가로 흑인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리차드와 재능 있는 청년 마일스 역시 흑인이다. 그리고 영화감독 안톤 후쿠아 역시 흑인이다. 이 영화는 인종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액션 스릴러지만, 감독은 아주 치밀하게 흑인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리차드 라이트가 쓴 소설 '네이티브 선'은 한국에서 '토박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바 있고, 지금은 '미국의 아들'이라는 제목으로 팔리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 억압 당하는 흑인의 삶을 다루고 있는 '토박이'는 흑인 청년이 백인을 살해하고 쫓기는 과정을 그린 소설인데, 흑인이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가를 치밀하게 그리고 있다.
로버트는 늘 책을 읽는데, 이번에 읽는 책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그가 아내와 약속한 100권의 책 가운데 마지막 책으로, 그는 이 책을 다 읽으면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게 된다. 그 이후의 삶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가 계속 수도승 같은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삶을 살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길 기대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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