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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출판/자유로운글

안철수 대표, 정치는 오기로 해서는 안 됩니다

by 똥이아빠 2021.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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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표, 정치는 오기로 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로 나선 안철수 당대표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충고합니다. 정치는 자기의 자존심을 살리려고 오기를 부리며 하는 게 아닙니다. 이제라도 정치를 깨끗하게 포기하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와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시 찾아보길 바랍니다.

저는 지난 몇 년 사이 안철수 대표에게 보내는 글 세 편을 썼습니다. 2015년에 쓴 글 (https://brunch.co.kr/@marupress/142)에서 정치를 시작하는 안철수 대표에 대해 안쓰런 마음과 함께, 정치인 안철수의 행보에 의문을 갖는다는 글을 썼습니다. 안철수 대표의 진정어린 마음은 믿지만, 함께 정치하는 사람들 속에서 안철수 정치의 본질을 잊은 것은 아닌지, 진보적 테제와 개혁의 화두를 놓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습니다.

그리고 5년의 시간이 흘러 2020년, 안철수 대표가 발표한 '특별 기자회견문'을 듣고 다시 글을 썼습니다. (https://brunch.co.kr/@marupress/852) 이때도 안철수 대표가 보여준 행보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전혀 개혁적, 진보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구태 정치인의 행보를 답습하는 걸 보면서 매우 실망했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안대표님의 말과 행동은 정치인으로서 대단히 미숙하거나 어리석었습니다'라고 비판했는데, 이 말은 아직까지 고치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이 글에서 저는 안철수 대표가 깔끔하고 담백하게 물러나라고 충고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11월에 쓴 글(https://brunch.co.kr/@marupress/863)에서는 제목부터 '안철수 씨, 정치 그만두시죠'라고 썼습니다. 그 글에서 저는 '안철수 씨는 행정 경험도 없고, 정치 경험도 없는 '문외한'입니다. 그런 점에서 황교안도 마찬가지죠. 적어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졌다면, 정치와 행정에서 오래 경험을 하고, 공부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안철수 씨는 그런 공부를 할 기회가 없었죠. 그런데도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건, 일하지 않고 열매만 따먹겠다는 욕심이며, 망상입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나온 지금, 이 지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늘, 다시 안철수 대표에게 글을 쓰는 이유는,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의당' 김윤이 하는 말을 듣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입니다. 김윤은 매우 악의적이고 야비한 말로 현 정부의 정책과 전 서울시장 박원순 씨를 모욕했습니다. 김윤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쌍욕이 나왔습니다.

대중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최소한의 양식과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항상 말조심을 해야 합니다. 가까운 사람끼리 모인 자리에서도 말을 가려 하는 것이 교양 있는 사람의 태도이고, 그런 교양과 품위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인격을 드러내는 행위이므로, 더욱 조심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수많은 대중이 듣는 라디오 방송에서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김윤은 없는 사실을 단정하거나, 사실을 왜곡, 과장해서 말하고, 고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더군요.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대표로서, 당원이 공적인 자리에서 교양과 품위를 내던지고 천박한 말과 근거 없는 왜곡, 과장된 내용을 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민의당' 당원들이 집권당인 민주당을 공격해서 민주당의 지지도를 낮출 수 있다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당은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권력을 쟁취하려고 하는 조직입니다. 그 과정에서 보다 나은 정책을 만들어 국민을 설득하고, 선거를 통해 지지를 얻어 국회, 지자체의 자리를 확보해서 자신들이 만든 정책을 펼치는 것이 정치입니다.

이렇게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정당에서 김윤 같은 천박하고 수준 낮은 사람이 방송에서 다른 정당을 야비하게 공격하고, 고인을 모욕한다면, 그 개인의 잘못만 지적하는 게 타당할까요? 아니면 그가 속한 정당의 수준과 내용을 비난하는 것이 마땅할까요? 

반대로, 민주당에서 만약 어떤 당원 한 사람이 방송에 나와서 다른 정당을 야비하게 공격하고, 천박한 말투를 사용하며, 고인을 모욕하는 말을 했다면, '국민의당'에서는 그 '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말하겠습니까? 아니면 '민주당' 전체의 잘못으로 비난할까요? 당연히 정당 정치인은 누구라도 그 정당을 대표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방송을 들은 시민들은 '김윤'이라는 개인을 비난하는 것은 물론, 김윤이 속한 '국민의당'도 함께 비난하며, 그 당 대표인 안철수 씨도 싸잡아 비판, 비난하게 됩니다.

 

안철수 씨가 정치에 입문한 것도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2011년, 전 서울시장 오세훈이 '무상급식' 반대를 주장하며 서울시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했다가 너무도 당연하게 서울시장에서 탈락한 이후, 안철수, 박원순 등이 급격하게 서울시장 후보로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씨는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면서 서울시장은 물론 대통령 후보로서의 대중적 인기와 전국적 지명도, 지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10년 동안의 행보를 보면, 안철수 씨는 한마디로 오락가락, 갈팡질팡, 횡설수설 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자기 중심을 세우고, 자기의 정치철학을 현실에 구현하려는 단단하고 뿌리 깊은 정치인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주위의 노회하거나 어리석거나 개인적 욕망에 불타오르는 덜 떨어지고 천박한 정치낭인들의 숲에서 자기 중심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아니, 안철수 씨가 '정치인'으로서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에, 자기 중심조차 갖지 못해 타인의 욕망에 휩쓸린 것이라고 봅니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안철수 씨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돌아와서 2013년 '노원 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었습니다. 이후 민주당 계열의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가 되었다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다시 '국민의당'을 창당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국이 움직이지 않고, 안철수 지지 역시 미미하게되면서 2018년 하반기에 독일로 출국합니다. 자기 처지가 조금만 불안하면 무조건 외국으로 나가서 문제가 해결되길 기다렸다 돌아오는 모습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닙니다.

2019년에 다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으나 역시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안철수 대표 주위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현재 안철수 대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그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안철수 씨의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안철수 씨는 모든 선거에서 패했습니다. 딱 한번, '노원 병'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었을 뿐입니다. 19대 대통령 선거,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하면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습니다만,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안철수 씨가 정치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대중에게 존경받고, 사회 활동도 다채롭게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정치인' 안철수를 보면,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당한 온갖 상처, 모욕, 불쾌함, 모멸감, 꺽인 자존심과 망가진 자존감을 회복하려고 오기를 부리며 정치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라고요? 본인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그런 의심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정치인은 무엇보다 자신만의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돈과 권력, 명예가 있다고 누구나 정치인이 되려 하지만, 그들이 권력을 잡아서 사리사욕을 취하고, 개인의 사적 욕구와 욕망을 위해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실태입니다.

정치인 안철수의 정치철학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자신의 포지션을 놓고 '중도진보', '중도', '중도보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 중심이 없는 정치가의 불안정한 모습을 국민이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사회의 약자들 -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 임시직, 특별고용직, 아르바이트 등 노동자들과 여성, 어린이, 노약자, 성소수자 등이 당하는 고통에 대해 진지하고 깊이 있는 고민과 발언을 한 적이 있던가요? 국민의 보편적 복지를 위한 정책을 내 놓은 적이 있나요? 외교 문제에 대해 전략적 깊이를 보여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던가요? 한국의 농어민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까?

안철수 씨는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자기의 의지가 아니었고, 정치를 하려는 의지도, 목표나 목적도 없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거기까지는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대개 철저한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해도, 정치를 시작한 이후에도 안철수 씨는 정치가 국민을 위한 철저한 봉사라는 것,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고, 오로지 국민의 삶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정치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저의 관점에서, 안철수 씨의 정치행보와 '국민의힘' 소속의 국회의원들이 보여주는 행태가 거의 다르지 않은 걸로 보입니다. 즉, 안철수 씨는 자신이 '중도'라고 외치지만, 한국사회에서 수구반동 집단과 차별성이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굳이 안철수 씨까지 나서서 한국의 정치를 극우로 몰아가려는 행동을 할 까닭이 있을까요? 그러고 싶은 겁니까?

 

앞에서 쓴 세 개의 글에서 저는 내내 안철수 씨의 역할이 있다면 그건, 진정한 개혁만이 대안이라고 했습니다. 한국사회는 매우 폭넓게 썩었습니다. 정치, 언론, 검찰, 사법, 재계 등 부패하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지금 한국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는 국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가들이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라면, 지금은 오히려 국민이 정치와 정치가를 걱정하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치가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고, 반동, 매국 언론과 검찰, 사법이 정상 국가를 망가뜨리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화가 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씨는 어떤 정치를 하고 있습니까? 지금도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 이 정부가 잘 하는 정책은 모른 척 하고, 꼬투리를 잡아서 침소봉대해 비난하는 것만 즐겨하는, 막말로 양아치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로 있는 당의 당원이 시중잡배 같은, '양아치'처럼 말하는 걸 보면서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다면, 안철수 씨가 대표로 있는 당의 정체성과 당 대표의 인성까지도 같은 종류로 판단하게 될 것을 아셔야 합니다.

무엇보다, 안철수 씨가 정치에 입문할 때 받았던 그 높은 지지도-약 60%-가 10년이 지난 지금 왜 형편없이 초라하게 쪼그라들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정부와 척을 지고, 비난하는 행동, 수구반동 집단과 비슷한 정치적 언행, 말과 행동의 불일치, 천박하고 야비한 당원의 행태 등이 안철수 씨와 '국민의당'을 스스로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안철수 씨를 응원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최소한의 희망도 갖지 않습니다. 안철수 씨는 서울시장이나 대통령의 꿈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한번씩 낙선을 했던 경험이 있고, 국민은 더 이상 안철수 씨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걸 알기 바랍니다. 그 결과에 대한 원인은 지난 10년 동안 안철수 씨가 보여준 행동에 있고, 국민은 그런 안철수 씨와 '국민의당'을 심판한 것입니다. 

깨끗하게 승복하고 포기할 줄 아는 것도 군자의 품위입니다. 그리고 지금이 그때입니다. 서울시장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욕망은 서울시장이 되어서 서울시민의 삶을 향상시키겠다는 행정가로서의 의욕이 아니라, 대통령이 되고픈 욕망을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디딤돌로 삼는 것이 분명하지 않던가요? 서울시정 조차 잘 알지 못하고, 비전과 전략이 없으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야망을 품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것 뿐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불행의 구렁으로 몰아가는 매우 반국가적 태도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나경원 같은 사람이 서울시장으로 나오는 것 -만약 나온다면 - 역시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오르지 못할 나무 앞에서는 깔끔하게 승복하고, 뒤돌아 서는 것이 현명한 태도입니다. 정치인으로 자질도, 능력도 안 되는 인물이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고 해서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다고 망상하는 것이야말로 불행의 첩경입니다. 돈이 있으니 오기를 부려가며 정치를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과는 점점 더 비참해질 것입니다. 국민의 뜻을 거스른 정치인들의 말로를 돌아보기 바랍니다. 그들은 자기 욕망과 욕구를 위해 정치한 결과, 국민에게 비난, 조롱, 외면당하고 역사에서 더러운 이름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안철수라는 이름도 그렇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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