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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과학을 읽다

지구 생명의 아주 짧은 역사

by 똥이아빠 2022.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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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의 아주 짧은 역사
 
제목이 정직하다. 지구의 역사에서 최초의 생명은 40억 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인류의 역사는 아무리 길어봐야 고작 700만 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구과학이나 생물학, 진화를 다룬 전문서적이 아니다. 태양의 탄생과 이후 지구의 탄생부터 시작하지만, 특이하게도 이 책에는 어떠한 그림, 사진, 도표, 수식, 일러스트 등이 단 하나도 없다. 아, 도표는 몇 개가 있는데, 각 장의 끝에 연대표를 만들어 독자가 글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매우 어려운 자연과학을 다루고 있음에도 문장은 어렵지 않다.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고, 읽으면서 곧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 헨리 지는 매우 섬세하게 독자를 배려하면서 글을 썼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지구의 탄생, 최초의 생명, 고세균의 등장, 지의류, 이끼류의 진화, 지구 환경의 변화에 따른 생물의 진화와 멸종, 산소 농도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지구 환경과 생물의 생존 반응, 바다에서 생명의 진화 단계, 단세포의 출현과 단세포끼리의 포식과 공존, 다세포의 출현과 진화를 통한 복제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 책의 뒷부분에 미주가 두껍게 모여 있는 건 어쩔 수 없으면서 필연적인 선택이다. 본문에는 미주 번호가 꽤 많은데, 이 미주를 함께 읽으면 책의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독자들 가운데는 이런 미주를 챙겨 읽는 걸 귀찮아할 수도 있겠다.
동물의 출현은 약 6억 3,500만 년 전에 일어났는데, 지구가 탄생하고 약 40억 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때까지 지구는 지구 자체의 변화와 진화를 끊임 없이 이루어 왔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지구는 가장 최근인 200만 년 전까지도 빙하기와 해빙기를 반복하면서 생물이 살아가기 힘든 별이었다.
하물며 6억 년 이전까지 지구는 대륙의 생성, 멘틀의 이동, 화산 폭발 활동, 우주에서 날아오는 행성과의 충돌, 지진, 용암 분출로 인한 육지의 발생과 바다의 출현, 지각판의 습입과 충돌로 인한 대륙의 융기와 함몰, 이산화탄소의 증가 또는 감소, 산소의 증가와 감소에 따른 대기 성분의 변화로 생물의 멸종과 진화 등 이루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다양한 변화가 지구 자체의 진화를 이루고 있었다.
 
6억 년 전에 최초의 생명체들이 등장한 이후 5억 년 전 '오르도비스기'에 생물의 종류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빙하기가 시작하면서 그 다양한 생물 대부분이 멸종한다. 4억 년 전에 최초로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생물, 육상 식물이 등장하고 3억 5천만 년 전에 네 발을 가진 동물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혁명적 사건이 발생한다. 이 시기를 '데본기'라고 하는데, 데본기 말엽에 다시 생물 대멸종 시기가 있었다. 외부 행성 충돌로 인한 지구 환경의 급격한 변화때문으로 분석하는데, 이때 멸종한 동식물들이 현대에서 '석탄'으로 나타나서 이때를 '석탄기'라고 분류한다.
'석탄기'가 끝나고 지구 대륙은 판게아가 어느 정도 형성되는데, 멸종에서 살아남은 생물들이 번성했으나 2억 5천만 년 전인 '페름기' 말에 다시 대멸종이 일어나 생물의 90%가 지구에서 사라진다. '페름기'를 지나면서 초기 포유류가 등장한다. 
지구는 판게아 대륙이 계속 갈라지고, 부닥치면서 대륙의 형태가 바뀌고, 대륙이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시 2억여 년 전 '트라이아스기' 말에 대멸종이 다시 일어난다. 지구 자체의 급격한 변동과 외부 충격, 판게아의 이동과 대기의 변화에 따른 지구 환경으로 생물은 멸종과 진화를 반복한다.
'쥐라기'가 끝날 무렵, 그러니까 공룡 시대가 끝날 무렵 새의 조상이 나타나고, '쥐라기' 이후 '백악기'에 식물에서 꽃이 나타난다. 하지만 '백악기' 말에 다시 대멸종이 일어나고, 신생대로 들어서면서 빙하기가 시작한다.
 
백악기 대멸종이 끝나고 6천만 년 전, 고대 포유류와 공포새가 등장하고, 5천 5백만 년 전 영장류와 '현대' 포유류가 나타난다. 최초의 영장류는 700만 년 전에 나타났으며, 이후 영장류의 진화는 지구 역사에서 짧은 시간에 빠르게 진화하는 걸로 보인다.
이 책에서는 인류의 진화 단계를 거시적으로 살펴보고 있어 이해하기 쉬운데,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진화에서 보다 깊이,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지각의 발달, 뇌의 발달, 언어의 발달 같은 추상적 진화 과정을 더 공부해야 한다.
이 책은 지구의 변화, 진화와 함께 지구에서 탄생한 모든 생물의 진화와 인간의 진화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그것도 자연과학을 잘 모르는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그동안 연구로 밝혀진 최신 과학의 결과를 어려운 말로 하지 않고, 쉽게 설명하는데 있다. 따라서 독자는 이 책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다가 지구의 탄생, 지각, 용암, 대륙판과 같은 내용이 나올 때는 '지사학'과 관련한 책을 찾아 읽으면 좋고, 생명의 탄생, 생명의 진화와 관련해서는 '진화생물학' 관련 책을 찾아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자연과학을 한 권으로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다른 분야로 나아가는 기초가 되는 자연과학 입문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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