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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국내여행을 하다

뮤지엄 산과 안도 타다오

by 똥이아빠 2023.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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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고, 다시 폭염이 이어지는 날,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에 다녀왔다. 모처럼 아내와 둘이 온종일 데이트를 해서 좋았고, 가보고 싶었던 장소에 처음 가 본 것도 의미 있었다. 이번에 다녀오면서 알게 된 건, 집에서 '뮤지엄 산'까지 오가는 길이 매우 편했다는 점이다. 우리 동네에서 가까운 곳에 중부내륙고속도로 인터체인지(두물머리IC)가 생겼는데, 여기서 출발하면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제2영동 고속도로 바꿔 탄 다음, 서원주IC에서 내리면 가까운 곳에 '뮤지엄 산'이 있다.

오가는 길이 전혀 막히지 않고, 1시간 운전해서 도착할 수 있으니 교통은 꽤 훌륭하다. 

'뮤지엄 산'은 '오크밸리' 안에 있는데, 서원주IC에서 '오크밸리'로 가는 중간에 음식점과 카페가 그렇게나 많은 줄 처음 알았다. 지도로는 확인하기 어려운데, 직접 가보니 대형 음식점, 대형 카페들이 도로 옆으로 즐비했고, 주차장마다 차가 가득한 걸 보면, 사람들이 이 근방에 꽤 많이 찾아오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점심 시간 무렵 '뮤지엄 산'에 도착했는데, 우리 계획은 '뮤지엄 산'을 먼저 관람하고 나와서 밥을 먹는 거였는데, 예상은 당연히 빗나갔다. '뮤지엄 산'의 주차장은 세 곳이 있는데, 모두 '만차'였고, 도로 옆 갓길에 세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언덕에 있는 갓길에도 자동차가 다 서 있어서 주차할 만한 공간을 찾기 어려웠다. 

'뮤지엄 산'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있다는 건 몰랐고, 그래서 신기했다. 차를 세울 수 없어 점심을 먼저 먹고 다시 오기로 했다. 점심은 대형 음식점이 몰려 있는 '뮤지엄 산' 근처의 한 식당에서 보리밥을 먹었다. 넓은 주차장이 있어 주차하기 편하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에도 적당해서, 메뉴 선택은 괜찮았다.

'보리밥 정식'은 1만 5천원이었는데, 제육볶음, 떡갈비가 나왔다. 여러 종류의 반찬을 보리밥에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데, 청국장도 맛있어서 식당은 잘 골랐다고 생각했다. 이 식당이 매우 넓었는데, 사람들이 계속 들어와 붐비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알려진 식당인듯 보였다.

점심 먹고, 근처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에서 커피와 후식으로 빵을 먹었다. (사진에 있는 빵은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왔다) 2층 규모의 작지 않은 카페인데,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의 컵이 종이컵과 플라스틱컵이라는 건 바람직해 보이지 않았다. 매장에서는 머그컵을 써야 하지 않을까. 커피와 빵은 무난한 편이었다.

점심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다시 '뮤지엄 산' 주차장으로 갔다. 이번에도 차 세울 자리를 찾지 못하면 그냥 돌아갈 생각이었다. 다행히 막 나가는 차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 차를 세울 수 있었다. 

'뮤지엄 산'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이곳에서 '안도 타다오'의 개인전을 하기 때문이다. '뮤지엄 산'의 중심 건물도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기 때문에, 이곳에서 열리는 안도 타다오의 개인전은 나름 의미 있다고 하겠다.

우리집도 노출콘크리트로 지었고, 건축 공부를 하면서 유럽과 미국의 건축가들이 노출콘크리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걸 알았고, 일본에서는 안도 타다오가 특히 노출콘크리트를 활용한 건축물을 디자인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제주도에도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이 꽤 많은데, 예전 제주도 여행을 할 때 몇 곳을 보기도 했다.

입구에 있는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는데, 온라인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입장권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들어가보니 기본 입장권만 구입해도 충분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잘 다듬은 잔디밭과 담쟁이 덩굴이 보기 좋은 돌담장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바닥에 자갈이 깔리고, 물이 얕게 차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이곳이 본 건물의 시작이다. 마치 건물 전체가 물 위에 떠 있는 듯 보이게 만들었는데, 이건 안도 타다오 건축의 특징이다. 

실내로 들어가면 전시실이 나오는데, 이곳에 백남준의 작품이 있는 건 조금 신기했다. 백남준의 작품은 그저 그랬지만, 아래 사진처럼 백남준의 작품 오른쪽으로 천창에서 떨어진 그림자가 퍽 인상적이다. 천창은 동그란데, 천창에 + 모양으로 배치한 칸막이가 마치 십자가처럼 보이도록 설계한 건 안도 타다오의 작품을 보는 재미있는 포인트다.

안도 타다오 특별전을 하는 공간에는 건축 모형이 가득하다. 모형은 꽤 잘 만들었고, 모형만 봐도 건축디자인이 꽤 흥미로운 걸 알 수 있다. 안도 타다오가 유럽에서 작업한 건물은 동영상으로도 계속 상영되고 있어, 건축물이 어떻게 디자인에서 구체적 물상으로 표현되는지 알 수 있다.

 

 

 

 

 

 

 

안도 타다오의 작품(모형)을 보고, 내부에 있는 카페 앞 물의 정원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보는 풍경은 온전히 자연 그 자체인데,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 말고는 인공적인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아 신기했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원주 신도시가 있는데, 불과 10여 분 거리에 신도시와 자연이 이렇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니 놀랍다고 하겠다.

나오는 길에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빛의 방'이 있는데, 이 방은 안도 타다오가 초기에 작업한 '빛의 교회'를 변주한 것으로, 노출콘크리트와 뚫린 공간으로 들어오는 빛이 특징이다.

'뮤지엄 산'을 둘러보는 데는 약 2시간 정도인데, 그보다는 더 오래 머물러도 괜찮아 보였다. 봄, 가을 덥지 않을 때 오면 하루 종일 산책을 하거나,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도 좋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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