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미국영화

보디가드

by 똥이아빠 2011. 9. 20.
728x90


보디가드 SE - 10점
믹 잭슨 감독, 케빈 코스트너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워너 브러더스에서 만들어 보급한 직배영화 보디가드는 주연을 맡은 배우들이 미국 최고의 스타들이라는 점에서 일단 흥행 성공을 보장하고 있었다영화늑대와 춤을,꿈의 구장」 등에서 화려하게 국내 무대에 등장한 캐빈 코스트너와 미국 최고의 흑인 여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나오는 이 영화의 주제는 간단하다.

극중에서 유명한 가수로 등장하는 레이첼(휘트니 휴스턴)에게는 보디가드가 필요했고미국 대통령 경호원 그 미국 대통령이 레이건으로 나온다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캐빈 코스트너는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를 지지한 우익 보수주의자이다 으로 있다가 레이건이 총상에 맞는 사건 때문에 해고 당해서 밥벌이로 개인 경호원을 하고 있는 케빈 코스트너가 보디가드로 등장한다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사랑이 싹트고 휘트니 휴스턴을 살해하려는 암살자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이들의 사랑이 정점에 이른다는 조금은 신파적인 이야기이다.

그러나이야기는 신파적이었지만이 영화가 던져주는 충격은 다른 어느 영화보다 강했다그것은 본래 허리우드 영화가 그렇듯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서 물량공세로 밀어붙이기 때문에 그 물량에 압도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도그 밖에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몇 가지 더 발견했기 때문이다.

정말 이 영화는 엄청난 돈을 들여서 물론터미네이터처럼 고도의 컴퓨터 그래픽이나 특수장치들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보다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을지 모른다하지만 국내 영화에 비한다면 천문학적 숫자의 돈이 들어간 것은 분명할 것이다. - 만든 영화였기 때문에 화면으로 관객을 압도하고 있다그 화려하고 열정적인 음악현란한 영상베버리 힐즈의 최고 부자들이 살고 있는 집안의 정경 등등 경제식민지 국민들을 기죽이는 장면은 어디에고 있었다.

이처럼 미국 자본의 막강한 위력이 드러나고 있는 영화 속에는 보이지 않는 또다른 엄청난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었다그것은 다름 아니라미국이라는 사회 속에서 백인과 흑인이 차지하고 있는 존재방식의 문제이다이런 문제는 인종차별을 겪고있지 않은 동양권에서는 그리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미국의 인종문제가 왜3세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알아보자.

이 영화가 가진 고도의 이데올로기는 흑인 여가수 흑인이며 여가수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다는 점이다그리고 그의 보디가드로 백인을 등장시키고 있다생각하지 않고 보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 이 캐릭터의 배치는 사실무서운 음모일 수 있다.

현재 미국에는 약 1천만 명이 넘는 흑인들이 살고 있다그리고 이들은 사회적으로경제적으로 대단히 열악한 상태에서 많은 불평등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백인 우월주의가 19세기처럼 노골적이지는 않아도 여전히 잔존하고 있으며 흑인의 고통은 오늘날 로스엔젤레스 폭동과 같은 형태로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그런데극히 소수의 흑인들 마이클 잭슨휘트니 휴스턴영화배우 에디 머피 등 은 그들의 재능을 팔아서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이런 소수의 흑인 부자들이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든 다음, ‘어메리칸 드림을 외쳐대는 것이다. “봐라너희들도 노력하면 저렇게 잘 살 수 있다.” 흑인들은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존재에 대해서는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저 어떻게 하면 일확천금을 잡을 수 있을까 하고 꿈 속을 헤매이게 되는 것이다물론 흑인들 가운데도 지성인이 있고사회운동을 하거나 마르크스주의자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태도 역시 올바른 인간 평등의 자세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없지 않다지난번 로스엔젤레스 폭동 때만 해도 흑인 지도자라고 하는 인물들은 무조건 흑인을 감싸고 돌았을 뿐객관적인 문제조차 시인하려고 하지 않았다.

미국의 이데올로기인 어메리칸 드림에 속아 미국으로 몰려들어간 제3세계 민중들의 삶은 어떠한가멕시코에서남아메리카에서동양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갔고 극히 소수는 성공을 했다그러나 미국은 현재 인구의 2%가 전체 부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백인들은영화나 텔레비전 속에 흑인을 등장시키고 그들과 백인들이 평등한 존재라고 보여주고 있다그것이 첫번째 이 영화의 이데올로기이다평등을 주장하는 미국의 백인들지금 미국의 현실이 과연 그런가.

다음의 이데올로기는 남성과 여성의 성차별에서 오는 이데올로기이다이 영화가 얼마나 여성을 모욕하고 있는지 영화를 보고난 다음 깨달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그것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백인 여성이었어도 마찬가지였겠지만 흑인이기 때문에 더 왜곡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여주인공 휘트니 휴스턴은 영화 속에서도 최고의 스타이다그런 스타가 자신의 보디가드에게 반해서 유혹을 하고동침을 한다물론직업을 떠나서 사람이기 때문에 반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든지 인정한다하지만이 영화 속에서는 백인 여자가 일정 정도의 배역으로 등장하는 사람은 없다조연인 휘트니 휴스턴의 언니도 케빈 코스트너를 유혹한다비록여성이 남성을 유혹하기는 하지만 남성인 케빈 코스트너는 이러한 유혹을 당당하게 물리치고자신의 직업인 보디가드를 냉철한 이성으로 계속해 나간다여성은 직업을 가진 여성이건 직업이 없는 여성이건사랑에 빠지면 정신을 못차리는데남성은 매우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는 것을 은밀하게 전달하고 있다이 주장의 크라이막스가 바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휘트니 휴스턴이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출발하려는 순간 다시 비행기에서 내려와 케빈 코스트너에게 안기는 장면우리는 유치하고 신파라고 웃었지만가만히 보면 여성의 나약함감정적인 면과 남성의 우월함이성적인 면가부장적 존재(가부장적 존재는 언제나 듬직하고 기대고 싶은 충동이 드는 존재이다)로서 느끼게 되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위의 내용이 미국의 사정과 일반적인 얘기라면 우리3세계 민중들에게 보여지는 이 영화의 중요한 이데올로기는 무엇일까먼저 제국주의의 문화적 침투를 들 수 있겠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만들어졌고미국 영화배우와 가수를 배우로 사용했다제국주의적 문화침략에 관한 경계와 문제제기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겠지만정말이지 미국은 온몸으로 제국주의적 문화와 자본을 침투시키고 있다자신의 나라에서 인기있는 스타들을 등장하는 것은 외국사람특히 동양의 제3세계 민중들로 하여금 막연한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게 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한다그리고 바로 그 문화즉 양키문화를 여과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교두보가 되는 것이다불쾌하기는 했지만이 영화가 끝나고 극장 앞에서 바로 이 영화 보디가드의 주제가를 부른 휘트니 휴스턴의 테이프와 음반이 잘 팔리고 있는 것을 보고 다시한번 절실하게 느꼈다.

미국의 문화상품이 잘 팔리는 것은 물론이고 제3세계 민중들의 의식이 미국식=양키식으로 서서히그러나 확실하게 바뀌는데 큰 몫을 하는 것이 바로 영화이고보면 미국 직배영화가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주머니에 있는 돈을 털어서 미 제국주의 영화사에 바치면서도 그저 좋다고 깔깔거리고 있다우매한 백성들은 탓해야 할까아니면 제국주의의 막강한 화력(문화적 자본)을 원망해야 할까.

그저 오락영화 한편을 보고 이렇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고민하게 되는 나의 과잉된 자의식을 탓해야 할까.


보디가드
감독 믹 잭슨 (1992 / 미국)
출연 케빈 코스트너,휘트니 휴스턴
상세보기
 

반응형

'영화를 보다 > 미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피 피트  (0) 2011.09.20
델마와 루이스  (0) 2011.09.20
세크리테리엇  (0) 2011.09.20
야곱의 사다리  (0) 2011.09.20
돌로레스 크레이본  (0) 2011.09.20
쉰들러 리스트  (0) 2011.09.20
미시시피 버닝  (0) 2011.09.20
말콤 엑스  (0) 2011.09.20
뮤직박스  (0) 2011.09.20
파워 오브 원  (0) 2011.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