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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47

정배학교 졸업식 정배학교 졸업식 2월 중순. 아이가 졸업을 하는 날이다. 초등학교 입학하고 6년이 빠르게 지나갔다. 우리 아이는 2003년에 정배리로 들어와서 곧바로 학교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2년을 다녔으니, 정배학교에서만 8년동안 생활했다. 2005년 3월 입학식 때는 겨우 6명이던 같은 반 아이들이 졸업할 때는 무려 18명으로 세 배나 늘어났다. 학교 전체로 봐도 30명도 안 되던 전교생이 약 80명 가까이 되었으니 시골 분교로는 드물게 학생 수가 꾸준히 늘었다.이 아이들은 대도시에 있는 초등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교육 과정을 거쳤다. 시골 학교라도 정배학교에서 약 20리 떨어진 본교의 어린이들이 대도시 학교의 흉내를 내고 있을 때, 정배분교 어린이들은 '진짜 학교'의 어린이들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고 생.. 2017. 2. 13.
아내의 뜨개질 아내의 뜨개질 2월 초. 아내가 퇴근하고 집에서 틈틈이 짠 뜨개질의 결과물. 스웨터는 물론이고 모자, 장갑까지 일습으로 뜨개질로 만들었는데, 꽤 훌륭하다.기억은 오래 가지 못하니,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 기록으로 남긴다. 2017. 2. 13.
설날 차례 2011년 2월 초. 어머니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설날. 이제 차례상에 떡국이 두 그릇이 되었다. 우리끼리 음식 준비를 하고, 설날을 맞으려니 모든 것이 어설프기만 하다.어머니가 계실 때는 떡도, 만두도, 식혜에 수정과까지 두루 빠뜨리지 않고 만들어 자식들에게 나눠주셨는데, 이제는 우리끼리 조촐하게 음식을 장만해 차례를 지내게 되었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명절 때마다 차례상을 올릴 수 있는 형편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큰 다행으로 여기고, 차례상 앞에서 겸손한 마음이 된다.사실 설날과 추석에 차리는 차례상은 '유교적 전통'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제사'라는 풍습이나 제도가 조선시대에 정리되어 유교적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훨씬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원초적인 제례라고 보는 것.. 2017. 2. 13.
[영화] 국가의 탄생 2016 [영화] 국가의 탄생 2016 미국판 스파르타쿠스라고 할 수 있겠다. 스파르타쿠스는 기원전 73년부터 71년까지 로마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 노예 집단의 우두머리 이름이다. 그는 노천 광산의 노예였으나 경비병을 폭행하고 도망쳐 검투사 상인을 만나 검투사가 된다. 검투사도 역시 노예 신분이어서 그는 짐승 보다 못한 노예의 처지를 뼈저리게 깨닫고, 로마군에 저항하기로 결심한다. 한때 수 만 명에 이르던 노예군은 실제로 로마군을 쳐부수며 승리하지만 그들이 조직되지 못한 노예 집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로마군에 체포당한다. 영화 '스파르타쿠스'에서, 마지막 장면에 도로 양 옆으로 십자가에 매달린 노예 포로들의 긴 행렬이 인상적이었는데, 작가 하워드 패스트의 이 원작소설은 '스파르타쿠스'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 2017. 2. 13.
[영화] 다음 침공은 어디 [영화] 다음 침공은 어디 이 영화는 한국의 모든 교육기관과 관공서, 국회, 청와대, 지방자치단체, 마을 단위의 마을회관과 주민자치센터에서 의무적으로 상영하기를 바란다. 생각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라면, 이 영화를 유료로 구입해 주민을 위해 매일 상영해야 할 것이다. 이 영화는 교양 있는 시민이 되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봐야 하는 영화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마이클 무어는 예의 그 유쾌하고 신랄한 발상으로 미국이 놓여 있는 사회적 문제를 반대로 보여준다. 즉,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 시민을 위한 교양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우리도 거의 완벽하게 이 내용에 공감하게 되고,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대비해서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클 무어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다. 이탈리아, 필란드, 노르웨이, 프랑스, 포르투갈, .. 2017. 2. 13.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 영화 시작 장면부터 충격적이다. 이 인트로가 영화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주인공 수잔의 삶과 관련이 있다. 수잔은 미술관을 운영하는 관장이자 큐레이터로, 자신이 기획한 현대미술 전시회를 발표하는 장면이 인트로로 사용되었다. '현대미술'과 수잔의 삶은 그가 고백하는 것처럼 이제 '파탄의 위기'에 몰려 있다. 현대미술은 대개 내용은 없고, 허위와 가식으로 꾸며진 쓰레기라는데 수잔 스스로 인정하면서, 자신의 지난 20년 세월의 삶도 실패했음을 자백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의 인트로는 수잔의 삶을 드러내는 충격적인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수잔은 성공한 부르주아다. 그의 부모 역시 텍사스에서 상류층으로 살고 있는 부르주아고, 수잔도 그렇다. 그는 잘 .. 2017. 2. 12.
정배리 대보름 행사 정배리 대보름 행사 2017년 정월 대보름 행사는 작년하고 비슷하지만 참여하는 사람은 조금 늘었다.어제까지 날씨가 꽤 추웠는데, 대보름 행사를 하는 오늘은 그래도 바깥에서도 견딜만 했다. 아침부터 이장이 마을 방송으로 대보름 행사를 알렸지만 예정한 시간보다 조금 늦게 나갔다. 어차피 마을 주민들도 10시라고 해도 그 시간에 나오는 사람은 몇 명 안 된다. 10시 반쯤 나가니 주민 몇몇이 나와 화톳불 앞에서 불을 쬐고 있었다.11시쯤 되어서야 마을회관 마당에 차려 놓은 윷놀이 판에서 윷을 놀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숯불에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11시가 넘어서면서 마을 주민들이 많이 나와 마당이 북적거렸다. 마을회관 앞에 차려 놓은 상품들. 작년만큼 푸짐하다.강제는 아니지만, 마을에서 행사가 있을 때면 찬조.. 2017. 2. 11.
[영화] 오디션 [영화] 오디션 일본영화. 무라카미 류 소설 원작. 공포, 스릴러. 일본영화 특유의 잔혹한 공포물. 줄거리는 단순하다. 이 영화는 줄거리보다는 여성 야마사키의 심리와 이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아오야마는 아내를 병으로 잃고 한동안 아들을 키우며 지내다가 아들이 어느 정도 크자 재혼을 생각한다. 아오야마의 친구는 '오디션'을 통해 여성을 찾아보자고 권유하고, 무려 4천명의 여성을 오디션 방식으로 면접을 본 다음 20대의 야마사키를 선택한다. 20대 여성이면서 죽음을 겪었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에게 아오야마는 아내를 떠올리며 끌리게 된다. 하지만 아오야마의 친구이자 함께 면접을 본 친구(쿠니무라 준)는 야마사키의 이력에 이상한 점이 있다면서 조심하라고 조언한다. 야마사키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2017. 2. 10.
[영화] 블리드 포 디스 [영화] 블리드 포 디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복싱 영화. 주인공은 비니 파시엔자. 영화는 그의 일대기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만 골라서 찍었기에 그의 전부를 알기는 어렵다. 다만 그가 얼마나 의지가 강하고, 스스로를 극복하려는 힘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가를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비니 파시엔자는 1962년생으로 그의 통산 전적은 50승(30KO) 8패로 프로복서 가운데서도 꽤 훌륭한 전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름이나 외모가 남미 쪽 사람인줄 알았는데, 이탈리아계 미국인이었다. 1987년에 IBF 라이트급 챔피언이 되었고, 두 체급을 올려 1991년에 프랑스의 길버트 데일을 KO로 이겨 WBA 라이트 미들급 챔피언이 되면서 두 체급의 챔피언이 되었다. 그리고 더 큰 시합을 앞둔 상황에서.. 2017. 2. 10.
[영화] 우리들 [영화] 우리들 어린이들의 연기가 너무 훌륭해서 연기가 아니라 실제 생활을 찍은 다큐멘터리처럼 보인다. 이런 연출은 연기를 하는 어린이 배우들의 능력도 그렇지만 연출을 하는 감독의 의도가 더 깊이 개입했다고 봐야겠다.어린이의 세계를 가능한 객관의 시각으로 담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실제 상황을 담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그것이 편집을 거치면서 왜곡되는데, 시나리오가 있는 영화는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실제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현실과 같지 않다.어린이들의 세계라고 해서 순진하거나 우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영화는 보여준다. 어리면 어린대로 그들도 '정글의 법칙'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또래 사이에서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이 영화에.. 2017. 2. 10.
인류의 변곡점 인류의 변곡점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가 항상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게 된다. 역사를 가능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과 자세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시대의 흐름을 주관적으로만 판단하면 역사에 매몰되기 쉽고, 역사적 사건을 과장, 왜곡, 축소하는 오류를 저지르게 된다.지금까지 역사와 경제학에서 연구되어 알려진 인류 문명의 발달을 보면 원시공동체-수렵, 채취-정착, 농경-잉여 생산물의 발생-계급의 발생-남성 중심의 가부장제-노예제-농노제-산업혁명-자본주의의 탄생 등으로 정리할 수 있고, 깬 석기-간석기-청동기-철기-문자-화약-종이-인쇄-총-비행기-로켓-핵 등의 기술문명이 인류의 삶과 문화를 근본에서 바꿔왔다. 역사를 돌이켜 바라보면, 인류에게 역.. 2017. 2. 9.
[영화] 패신저스 [영화] 패신저스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에 등장인물은 고작 네 명. 게다가 시나리오는 석연찮은데, 정작 시나리오 작가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자찬. 망가지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물론 제작비와 등장인물의 상관 관계는 비논리적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SF로맨스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장르의 혼합을 그리고 있는데, '이미테이션 게임'의 감독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 제임스는 불행하게도 5천명 가운데 가장 먼저 우주선에서 깨어난다. 나중에 그 원인이 밝혀지지만, 우주선 고장 때문이다. 목적지까지는 앞으로 90년이나 남았고,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는 오로지 자신 뿐인 상황. 살아 있어도 산 것이 아닌 상황이다. 그러다 동면에 있는 승객 가운데 예쁜 여자를 골라 깨우는데, 그 여자가 오로라다. 여기서부터.. 2017. 2. 5.
[영화] 소시민 [영화] 소시민 평범한 소시민 구재필 씨의 하루를 그린 영화. 아내와는 별거인 상태, 회사에서는 큰 실수를 해서 해고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그 와중에 하룻밤을 잔 여관의 옆방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져 용의자로 지목당하고, 아내의 집에 가보니 아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고, 여동생은 2천만원을 달라고 한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고,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처럼 보이지만, 구재필 씨는 어떻게든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음 날 멀쩡하게 회사에 출근해야만 하는 매우 중차대한 의무가 있다. 코미디라고는 해도, 배우들의 연기가 어설프고, 상황이 억지스럽다. 그래서 코미디인데도 재미가 없다. 상황을 억지로 만들어 코미디를 보여주려는 것보다는 오히려 캐릭터를 웃기게 만드는 것이 더 나았을 듯 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 2017. 2. 5.
[영화] 칠드런 오브 맨 [영화] 칠드런 오브 맨 가까운 미래의 디스토피아. 인류가 더 이상 후손을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은 과연 어떤 상황일까. 사회는 철저하게 계급으로 구분되고, 이민자들은 정부의 폭력에 속수무책이다. 임신을 하는 여성도 매우 드물고, 임신을 하면 오히려 체포당하게 되는 이상한 사회. 무엇이 이런 사회를 만들었을까. 극도의 인종차별일수도 있고, 핵폭탄으로 인한 전쟁의 끝무렵이었을 수도 있고, 인류가 막지 못한 전염병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류가 후손을 생산하지 못하면 멸종하게 되는데, 완벽한 인공수정 기술로 인간대 인간이 아닌, 오로지 기계로만 사람을 생산하는 시대가 온다면-이런 영화들도 많다-더 이상 인간 여성의 임신은 중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알려진 디스토피아의 세계-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2017. 2. 5.
[영화] 나의 딸 [영화] 나의 딸 영화로 만들기 보다는 TV 단막드라마로 만들어야 할 정도의 내용. 결국 막장 드라마. 이런 내용을 아무리 아름답게 치장하고 미장센으로 꾸민들, 훌륭한 영화가 되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이 영화를 만든 제작진이 1993년에 만든 '피아노'를 만든 제작진이라고 소개하는 건 홍보를 위해 어쩔 수 없지만, '피아노'를 본 관객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피아노'도 난해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작품성은 인정 받았지만 흥행에는 철저하게 실패한 영화였다. 따라서 이 영화도 작품의 완성도에 퍽 신경을 쓴 것으로 생각하지만, 과연 작품성과 흥행 모두를 생각하고 만들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재미 없다. 영화가 재미 있고, 없고는 오로지 보는 사람의 주관적 관점이지만, 그런 개인 관객이 모여 '다수의 관객'이 영.. 2017. 2. 4.
[영화] 더 드롭 [영화] 더 드롭 미국 문학계와 영화계에서 두루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 데니스 루헤인이 직접 자신의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작품. 한국에서는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이 소설은 단편이어서 일부러 전자책으로 구입해 읽어봤는데, 소설보다 시나리오가 더 잘 만든 것으로 보였다. 보스톤의 허름한 선술집에서 일하는 밥은 지극히 평범한 사내다. 그의 외사촌 마브가 선술집을 운영하고, 그 선술집은 체첸인, 아일랜드인 등의 조직폭력단이 수금한 돈을 모아서 가져가는 '드롭'으로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소설에서는 밥과 '드롭'이 직접 관련을 맺지는 않지만 영화에서는 마치 중요한 관련이 있는 것처럼 그려지고 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사건은 상처를 입고 .. 2017. 2. 4.
양평 대부산에 오르다 양평 대부산에 오르다 양평에는 800미터 이상 되는 산이 많다. 가장 높은 산인 용문산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천사봉, 장군봉, 백운봉, 유명산, 중미산 등 어깨를 맞대고 있는 산들이 양평 전체 면적의 약 70% 정도나 될 정도로 양평에는 산이 많다.'대부산'은 양평에서도 그리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유명산에서 가깝게 붙어 있는 산이긴 하지만 높이도 700미터 대이고, 사람들이 많이 찾을 만한 매력적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그렇게 알려졌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양평에 있는 산들은 거의 다 다녀본 우리 수요산행 팀은 오늘 집에서도 가까운 대부산에 오르기로 했다. 지도에서 보면, 대부산은 유명산에서 가깝다. 산을 오르는 길은 크게 세 군데가 있는데, 옥천면 설매재에서 오르는 길, 옥천면 신복리에서 오르는 길,.. 2017.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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