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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화8

로크 로크 완벽한 모노 드라마. 톰 하디 한 사람만 등장하고,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여러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하는 내용이 전부다. 모노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인물을 둘러싼 서사가 충분한 개연성을 가져야 하며, 관객이 주인공 한 사람만 보면서 모든 상황을 추리, 추론, 상상, 납득해야 하는 건 당연하고, 사건의 긴박함과 드라마틱한 긴장감을 느껴야 한다. 모노 드라마 영화는 연극의 영상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연극이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입체극이라면, 영화는 영상으로 움직이지만 평면, 2차원의 예술이다. '로크'는 연극으로도 충분히 공연할 수 있는 내용이며, 연극과 영화가 거의 똑같은 효과를 갖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을 연극 무대에 올린다면, 무대 가운데 자동차가 있고, 뒷벽의 커다란.. 2023. 1. 13.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가이 리치의 데뷰작. 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광고업계에서 광고를 만드는 감독으로 이미 명성을 날리고, 돈도 많이 벌어서 그의 이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정도였다. 1998년, 이 영화로 데뷔하면서, 가이 리치 스타일을 관객에게 확실하게 각인하는 작품이 되었다. 가이 리치 영화의 특징은 매우 복잡하게 뒤얽힌 스토리라인, 끊임없이 쏟아지는 수다, 화려한 액션과 독특한 슬로우모션, 최소한 두 번 이상의 복선과 반전 등이며 연출이 깔끔하다. 데뷔작을 이렇게 잘, 훌륭하게 만들었다는 건, 이미 내공이 상당하다는 증거이며, 이 작품 이후 그의 여러 영화들 가운데 더러 처지는 작품이 있긴 하지만, 대중성으로는 흥행이 보장된 감독이기도 하다. 이 영화 제목 'Lock, Stock An.. 2021. 8. 21.
젠틀맨 젠틀맨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 신선한 연출과 감각적인 시나리오에 반했다. 그의 데뷔작인 '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후속작 '스내치'를 보면서, '놀라운 감독'의 출현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가이 리치의 작품들은 기복이 심해졌고,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재능이 빛을 잃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초기 작품의 빛나는 연출을 보기 어려웠고, 그는 자기의 개성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작품들만 만들고 있었다. 가이 리치 영화의 특징은 복잡한 시나리오와 화려한 연출에 있는데, 초기작을 제외하고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영화가 드물다. 물론 '셜록 홈즈'로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다시 스타 감독으로 인정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작품에서 최고로 꼽을 수.. 2021. 5. 1.
켄 로치 - 미안해요, 리키 켄 로치 - 미안해요, 리키 영화 시작부터 마음이 불편하다. 이 불편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 걸까. 아니, 우리는 그 이유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불편하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는 환타지가 아니다.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늘 약자이며,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이다.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를 극악하게 착취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켄 로치 감독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지만, 단호하게 발언한다. 리키는 택배회사와 계약을 한다. 자영업자로 트럭도 자기 돈으로 구입해야 하고, 배달 책임도 져야 하지만, 일단 계약을 맺으면 마음대로 쉴 수도 없고, 하루 물량을 시간에 .. 2020. 6. 29.
<영화> Mr. Holmes Mr. Holmes 국내 미개봉 영화. 노인이 된 셜록 홈즈의 마지막 사건 해결을 좇는다. 별 세 개.이 영화의 키워드는 양봉, 일본, 여인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관련이 없지만, 또 아주 연관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영화의 편집은 세 이야기를 꼬아 놓아서 복잡한 양상처럼 보인다.양봉은 홈즈의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 아들과 함께 이야기를 이어간다. 귀한 식물을 구하기 위해 일본으로 간 홈즈는 자신을 초대한 사람이 영국에서 실종된 남자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홈즈는 집으로 돌아와 소설 형식으로 기억에 남는 마지막 사건에 대해 쓰기 시작하는데, 이 원고의 초고를 가정부의 아들(소년)이 읽도록 배려한다.이야기의 한 축이자 가장 핵심이 되는 홈즈의 마지막 사건은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세 가지 .. 2015. 10. 27.
<영화> 127hours 127hours 별 세 개 반. 조금 끔찍한 장면이 있지만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영화. 추천.나는 팔을 자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혼자 산행을 하면서 공포를 느낀 적이 몇 번 있었다.결혼하기 전에는 거의 혼자 산에 다녔는데, 늘 다니던 관악산에서의 일이었다. 관악산 정상에 오르면 연주암에 들러 점심 공양을 하는 것을 빠뜨리지 않고 했다. 점심을 먹고 설겆이까지 하고 나서, 안양유원지 쪽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곳은 사람의 왕래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었다.그날도 익숙한 길이라 무심코 내려오다가 작은 개울을 건너려고 훌쩍 뛰었는데, 그만 건너편에 있던 바위에 머리를 강하게 부닥쳤다. 그 충격으로 거의 기절할 뻔 했다. 다행히 머리가 찢어지거나 뇌진탕을 일으키지는 않았는데, 만일 그렇게 쓰러져서 오가는 사람이.. 2015. 8. 9.
<영화> Trance Trance 대니 보일 감독 작품. 미술품 경매소의 직원인 사이먼은 전문절도단과 짜고 고야의 그림을 빼돌린다. 하지만 사고로 인해 자신이 숨긴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고,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최면술사를 찾는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미술품을 탈취한다'는 내용이 아니라, 미술품을 둘러 싸고, 세 명의 인물이 벌이는 심리전이 핵심이다. 미술품을 직접 빼돌린 사이먼, 경매소를 습격한 전문절도단의 프랭크, 최면술사인 엘리자베스 이렇게 세 명이 감정적으로 얽혀 있으면서,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이 영화의 반전은 후반부에 드러나는데, 최면의 힘이 그렇게 무서운 줄은 몰랐다. 영화에서처럼 실제로도 그렇다면, 사람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영상편.. 2015. 7. 14.
<영화> It's a Free World... It's a Free World... 영화 '자유로운 세계'를 보다. 켄 로치 감독 작품. 제목과는 완전히 다른 아이러니. 이주노동자의 현실과 유사 자본가가 되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 켄 로치 감독은 전혀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불법 이주노동자의 취업을 알선하고 챙긴 돈으로 '합법적'인 사업을 하려는 주인공을 비난하지도 않는다. 그런 상황들은 이미 영화 속에서 그들이 처한 상황을 관객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그렇다면, 우리가 비난해야 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주 노동자의 최저 임금도 안되는 돈과 그 노동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는 자본가들은 뒤에 숨어 있다. 그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단지 상품으로 나타날 뿐이다. 노동계급에게 자유란 '굶어죽을 자유' .. 2015.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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