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중순. 마음 아픈 일로 통도사엘 갔다.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사람 살아가는 일에는 예외도, 예측도 있을 수 없나보다. 하루 하루가 두렵고 무서울 뿐이다.
그럼에도 살아 있는 사람은 살아야 하니, 목구멍으로 밥을 넘기는 일이 환멸스럽기만 한데도, 애써 무심한 척 하느라 풍경만 바라보게 된다.
통도사 입구에서 할머니가 박스에 담아 팔던 땅콩.
어느 과수원의 잘 익어가는 사과.
사과가 탐스럽게 열렸다.
통도사를 지나 산 속으로 줄곧 들어가면 암자가 많은데, 그 가운데 한 암자.
암자 뒤로 병풍처럼 두른 산줄기.
설법전.
단청을 칠한 것이 시간에 바랬다. 암자라고는 하지만 여느 사찰보다 규모가 큰 듯.
암자 앞 감나무 아래에서 주운 감.
세월의 흔적이 깊은 느티나무.
암자로 들어가는 입구의 소나무숲. 탄성이 절로 나오는 아름다움이다.
할머니가 팔고 있던 도토리.
즐거운 마음으로 통도사를 갈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기쁨도, 슬픔도 모두 강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갈 거라고 말하고, 또 인간의 삶이란 것이 자연 그럴테지만, 살아 있는 동안은 아픔을 마음에 묻고 생활해야 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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