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기술자들

by 똥이아빠 2015. 1. 1.
728x90



<영화> 기술자들

2014년 마지막 날 본 영화. 영화 <공모자들>을 만든 김홍선 감독 작품. 감독이 누구인지 모르고 그냥 봤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같은 감독이었다. <공모자들>은 꽤 잘 만든 영화여서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고, 그때 쓴 영화평을 보니 평점이 무려 별 네 개였다. 이 정도면 거의 최고의 영화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실망스러웠다. 중간부터는 시나리오가 예상이 되고, 결말까지 대략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시나리오가 읽힌다는 것은 상투적이거나 어설프다는 뜻이겠다.
나도 소설을 쓰면서, 어떻게 하면 독자가 예상하지 못하는 결말을 만들어 낼까 고민하게 되는데,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따라서 감독의 고민도 많았을 듯 한데, 특히 이 영화가 어설프게 느껴졌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혹시 제작자들이 시나리오를 보고 간섭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주물럭거리는 제작자들은, 영화는 모르면서 권력을 쥐고 있으니 자기 입맛대로 시나리오를 고치라고 주문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헐리우드 영화에도 보면 그런 장면이 자주 등장하지 않던가.
만일 그렇다면 상당히 불행한 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화 제작은 많은 돈을 투자 받아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특히 자본에 종속되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에 감독은 투자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그들의 주문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또 하나, 영화에 아이돌을 투입하는 문제 역시 투자 측면에서 고려하는 사항 같은데, 남자 아이돌은 여성들은 좋아할 지 모르지만, 남자 관객들은 거의 관심이 없다. 탑스타의 출연이 제작비 때문에 어렵다면, 많이 유명하지는 않아도 연기를 잘 하는 배우를 섭외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든 이 영화는 오락영화다. 심각하게 볼 영화는 아니지만, 극의 리얼리티를 위해서는 코믹하게 끌고 가서도 안 되는 영화다. 무겁고, 심각한 영화 속에서 아주 살짝 긴장감을 늦추는 웃음이 도입되는 것은 괜찮지만, 주제는 심각한데, 내용은 코믹한 영화라면 관객은 '인지부조화' 상태에 빠지고 만다.
게다가 등장인물, 특히 주인공의 삶은 개연성이 많이 부족하다. 31살의 주인공은 미혼이고, 고아원에서 자랐다. 그리고 미대를 나왔는데, 실제 하는 일은 금고털이. 게다가 이 영화에서는 못하는 일이 거의 없는, 만능재주꾼 맥가이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어디에서 이런 모든 기술과 재능을 배운 걸까?
차라리 <공모자들>처럼 좀 더 무게 있고 심각한 느와르 장르로 만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별 두 개 반.
----------------------------
뛰어난 두뇌의 금고털이이자 작전의 설계는 물론 모든 위조에 능한 멀티플레이어 지혁, 절친한 형이자 인력 조달 전문 바람잡이 구인과 함께 어떤 보안 시스템도 순식간에 뚫어버리는 업계 최연소 해커 종배와 손잡고 기막힌 솜씨로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보석상을 털며 순식간에 업계에 이름을 날린다.
이들을 눈 여겨 본 재계의 검은 손 조사장은 자신이 벌일 큰 판에 지혁 일당을 끌어들인다. 조사장이 설계한 작전은 동북아 최고의 보안 시스템을 자랑하는 인천 세관에 숨겨진 고위층의 검은 돈 1,500억. 주어진 시간은 단 40분.



반응형

'영화를 보다 > 한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웨스턴 애비뉴  (0) 2015.01.06
<영화> 서편제  (0) 2015.01.06
<영화> 그대 안의 블루  (0) 2015.01.06
<영화> 하얀전쟁  (0) 2015.01.05
<영화> 창수  (0) 2015.01.05
<영화> 파이란  (0) 2014.12.29
영화 <국제시장>  (0) 2014.12.26
<영화> 우리 선희  (0) 2014.05.10
<영화> 역린  (0) 2014.05.07
<영화> 불신지옥  (0) 201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