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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경주

by 똥이아빠 2015.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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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주

장률 감독의 '두만강'은 우리가 바라보지 못한 시각으로 동포의 삶을 그렸다는 점에서 꽤 신선한 느낌이 있었다. 장률 감독 스스로도 연변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으로, 뿌리는 한국에 있지만, 삶은 그곳에서 이어지고 있으니, 중국에서는 소수민족으로, 한국에서는 이방인으로 비춰지는 슬프고 아픈 존재이자 디아스포라의 존재이기도 하다.
그가 바라 본 경주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북경대학교 교수인 최현은 친했던 형의 장례식 때문에 한국에 오게 되는데, 그는 한국 사람이면서 북경대학교의 교수를 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아내와 갈등을 겪고 있으며, 그것이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아마도 아내와의 갈등이 이번만은 아닌 듯 하다. 최교수는 아내와의 갈등-친한 형의 죽음 등 우울하기만 한 분위기 때문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떠난 곳이 바로 경주. 무작정 떠난 것은 아니고, 죽은 형과의 추억이 있는 찻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공윤희. 공자의 78대손이라고 말하는 윤희와 공자의 고향 곡부(한국의 공씨는 모두 곡부 공씨로 공자의 후예들이다)에 오게 되면 북경에도 들러달라고 말하는 최교수.
결국 공윤희와 최교수는 저녁에 윤희의 지인들과 함께 술자리에도 함께 하고, 술자리에서 봉변을 당하지만-술자리의 박교수가 바로 어어부프로젝트의 백현진이고 맞은편에 앉은 장선생이 류승완 감독이다-결국 윤희의 아파트로 간다.
그곳에서 윤희의 남편이 자살했다는 말을 듣게 되고, 밤을 꼬박 새운 다음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다음, 최교수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다시 윤희의 찻집을 찾는다. 그리고 마침내 그곳에서 자신이 찾던 춘화를 보게 된다.
춘화라고 해봐야 그다지 노골적이지도, 선정적이지도 않은 그림인데다 작품성도 뛰어나지 않은, 그저 조잡한 그림일 뿐이다. 이 그림이 최교수에게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그가 격고 있는 심리적 갈등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꽤 많은 부분에서 홍상수의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 더 순화된 홍승수랄까, 무심하면서 직설적인 태도와 서로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볼 때의 민망함이랄까, 우연한 곳에서 겪게 되는 황당한 상황이랄까 하는 삶의 일탈과 우연으로 만들어 내는 시간의 왜곡 같은, 불안하고 두려우면서도 호기심 때문에 발을 내딛게 되는 그런 감정 같은 것들 말이다.
영화의 타이틀에서 흘러나오는 백현진의 노래는 이 영화의 감수성을 충만하게 만들고 있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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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형의 장례식 소식에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북경대 교수 최현(박해일)은 문득 7년 전 죽은 형과 함께 봤던 춘화 한 장을 떠올려 충동적으로 경주로 향한다. 춘화가 있던 찻집을 찾은 최현은 아름다운 찻집 주인 윤희(신민아)를 만나게 된다. 대뜸 춘화 못 봤냐 물은 최현은 뜻하지 않게 변태(?)로 오인 받게 되고, 찻집을 나선 최현은 과거의 애인 여정(윤진서)을 불러 경주로 오게 한다. 반가워하는 최현과는 달리 내내 불안해하던 여정은 곧 돌아가 버린다. 다시 찻집을 찾아온 최현을 지켜보던 윤희는 차츰 호기심을 느끼게 되고, 윤희의 저녁 계모임 술자리까지 함께하게 된 최현과 윤희 사이에 기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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