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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마담 뺑덕

by 똥이아빠 2015.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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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담 뺑덕

고전소설 '심청전'을 새롭게 해석한 영화. 원작의 재해석 또는 비틀기를 통해 인물의 성격은 모두 바뀌게 되는데,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악녀로 알려진 뺑덕이 사실은 피해자였고, 아내를 잃은 장님 학규는 질이 나쁜놈이었다는 것, 그리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청이는 아버지의 노름빚 때문에 팔려간 것이라는 설정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적어도 영화가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발생한다는 전제로만 본다면.
'심청전'을 해석할 때, 인물이 아닌, 스토리에만 집중한다면 우리는 원작과 이 영화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심청은 아버지의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공양미 3백석'에 자신을 선원에게 판다. 영화에서 청은 아버지의 노름빚 때문에 강제로 일본으로 팔려간다. 즉, 원작이나 영화 모두 청이의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봉건시대나 자본주의 시대나 어린 여성이 돈에 팔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도 당연하게 '돈'이 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대로 이행하면서 인간의 '육체'는 더 이상 존엄성을 유지하지 못한다. 인간은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늘 '수단'으로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젊은 여성의 육체는 시대를 불문하고 가장 비싸게 팔리는 '상품'이다.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공양미 3백석'이라는 것은, 절에 시주를 한다는 뜻이고, 그 많은 돈(쌀)은 결국 절이 아니라 중을 배불리 하는데 쓰이게 된다. 혹세무민이다. 봉건시대에 종교가 백성의 피를 빨아먹고 성장하는 부정적 이미지는 이미 알려졌지만, 무지한 백성들이 종교에 의지하는 것 역시 시대의 한계였었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의 이성이 깨었다는 자본주의 시대에서도 여전히 인신매매는 벌어지고 있다. 아니, 더욱 광범하고 잔혹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자신의 노동력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면, 마지막으로 몸(육체)를 팔아야 하는데, 같은 육체라고 해도 두 가지 방법이 등장한다. 하나는 몸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것으로, 성매매가 그것이다. 성매매는 단순히 육체를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도덕성과 인간성까지 함께 팔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인성의 타락을 반드시 동반한다.
하지만, 그것이 예전에는 강제에 의한 것이었다면, 지금은-물론 많은 경우 강제적이지만-젊은 여성의 자발적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물질 만능의 사회가 원인이지만, 사람들은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살겠다'는 단순한 수준에서 삶의 태도를 결정한다.
두번째는 진짜 육체를 파는 것이다. 흔히 '장기매매'로 일컫는 이 상황은, 인간을 짐승의 수준으로 격하하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행동이다.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판다는 것이 자본주의이고 보면, 인간의 장기를 파는 것을 어쩌면 당연하게 여길 것이다. 그렇기에 자본주의 체제는 가장 비인간적이며, 노예제 사회에 못지 않은 참혹한 제도임에 틀림없다.
그것이 범죄이며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미 현실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과 그런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인간의 도덕성이나 윤리가 이미 아무 쓸모 없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청이가 몸을 팔아 돈으로 복수를 하는 것 역시,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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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처녀 덕이 그리고 학규. 욕망에 눈멀다
불미스러운 오해에 휘말려, 지방 소도시 문화센터의 문학 강사로 내려온 교수 학규(정우성)는 퇴락한 놀이공원의 매표소 직원으로, 고여있는 일상에 신물 난 처녀 덕이(이솜)와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학규는 복직이 되자마자 서울로 돌아가고 덕이는 버림 받는다.

8년 후, 악녀 덕이. 학규와 그의 딸 청이 사이를 파고들다
8년 후, 학규는 작가로 명성을 얻지만 딸 청이(박소영)는 엄마의 자살이 아버지 탓이라 여기며 반항하고, 학규는 눈이 멀어져 가는 병까지 걸린다.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학규의 앞 집으로 이사 온 여자 세정.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학규가 세정이 8년 전 덕이라는 걸 모른 채 그녀에게 의지하는 사이, 청이 또한 그녀에게 집착하게 된다.

덕이와 학규, 그리고 청이. 집착에 눈뜨다

덕이 없이 아무것도 못하게 된 학규, 그리고 두 사람 사이를 눈치채고 위험한 질투를 시작하는 청이. 세 사람의 위태로운 관계의 한 가운데, 마침내 주도권을 쥔 덕이는 학규의 모든 것을 망가뜨리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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