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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The Limits of Control

by 똥이아빠 2015.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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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Limits of Control


공항에 들어선 한 남자. 그를 기다리던 두 사람은 남자에게 성냥갑 하나를 건네고, 스페인에서의 끝을 알 수 없는 임무를 지시한다. 그렇게 남자는 말도 통하지 않는 스페인에서의 여정을 시작하고 언제나 까페에 앉아 두 잔의 에스프레소를 시킨다. 그런 그에게 접근하는 사람들. 그들은 자신에 대한 어떤 소개도, 남자가 해야할 일에 대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악기, 영화, 슈베르트, 다이아몬드, 분자 등 오직 자신들의 관심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다가 성냥갑 하나를 남기며 사라진다. 그리고 남자는 그 성냥갑으로 다음 사람과의 만남을 이어가는데... ('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감독의 재능과 능력을 확인하려면, 같은 이야기를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하는가 보는 것이다. 짐 자무쉬 감독이 작가주의 감독으로 이름을 날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영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평범한 영화를 만들기도 하지만, '천국보다 낯선'과 같은 멋진 영화를 만들 듯, 액션 영화일 듯한 소재를 가지고, 철학과 사색이 가득한 프랑스식 감성의 영화를 만들어 내는 재능이 놀랍다.
주인공은 낯선 사람을 만나고, 기다리고, 이동하고, 기다리고, 낯선 사람을 만나고, 기다리고, 이동하고, 노천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맥주를 마시고, 기다리고, 낯선 사람을 만난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는 절대 섹스를 하지 않으며, 옮겨가는 장소에 맞는 수트를 입으며, 늘 단정하고 깔끔한 차림으로,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고 냉정하며, 이성적으로 행동한다.
심지어 주인공은 흔한 무기-총이나 칼-도 지니지 않는다. 총과 칼과 같은 무기가 없는 킬러.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며, 천천히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대사도 거의 없고, 코믹하지도 않으며, 주인공을 비롯해 단 한 명도 웃지 않는다. 웃을 이유도 없고, 웃을 상황도 아니다. 이들은 심각하고, 매우 집중해서 해결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는 매우 진지하지만 지루하다. 기다려야 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객도 그 동선을 따라 아주 느리게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멋지다. 대사도, 음악도, 줄거리도 거의 없는 영화지만, 감독이 추구하는 영화의 미학이 그 행간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별 세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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