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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영화> The Water Diviner

by 똥이아빠 2016.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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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Water Diviner

러셀 크로우 감독, 주연.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 아들을 전쟁터에 보낸 아버지가 죽은 아들들을 찾아 호주에서 터키로 간다. 호주와 터키라는 먼 거리만큼이나 이 영화는 이해할 수 없는 전쟁 때문에 허무하게 죽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 살던 순수한 젊은이들 약 1만 명이 터키에서 죽었다. 영국군까지 합하면 무려 30만 명이 8개월 동안의 갈리폴리 전투에서 죽거나 다쳤으니, 그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군인, 민간인 모두 합해 약 3천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세 아들을 전쟁터에 보낸 엄마는 결국 자살을 하고, 아버지는 죽은 아들들의 유골을 찾으러 터키로 간다. 전쟁은 끝났지만 여전히 내정이 불안정한 터키에서 아군의 유골을 수습하고 있는 영국군을 찾아 합류하려 하지만, 민간인 신분의 호주사람을 흔쾌히 받아줄리 만무하다.
전쟁 당시에는 적군이었지만 이제는 터키군 장교는 영국군에 협조를 하며 유골을 찾는 작업을 도와주고 있는데, 주인공 코너는 갈리폴리 전투에 참여했던 터키군 장교를 만나 도움을 받으며 아들의 유해를 찾는다.
이 와중에 코너가 묵게 되는 호텔에서 한 터키 여성을 알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이 흐르기 시작한다. 

터키가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과 같은 편이었다는 건 의외였다. 그 당시에 유럽의 정치 상황에서 독일과 러시아가 커다란 변수이긴 했지만, 당시의 '오스만투르크 제국'이었던 터키가 근대화의 모델로 독일을 따르기로 한 결정 때문에 유럽-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터키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겠다.
압도적인 화력과 병력을 투입한 유럽 연합이 어처구니 없게도 터키군에게 지게 된 전투가 바로 갈리폴리 전투였고, 이로 인해 터키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정세에서 유리한 입지를 갖게 되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아들 세 명을 모두 군인으로 참전시킨 아버지의 생각이었다. 한 명만 보낸다면 이해하겠는데, 왜 세 명 모두 군인으로 내보냈을까. 아주 특별한 애국심 때문에? 호주하고 터키하고 대체 무슨 원한관계가 있다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다시 죽은 아들의 유해를 찾기 위해서 호주에서 터키로 가는 아버지의 심정은 어땠을까.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코너의 내면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그저 마치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처럼, 의무감에 일을 처리하는 사람처럼 무덤덤하게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그는 자책과 죄의식의 감정을 갖고 있겠지만, 그런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제목이 '우물을 찾는 사람'이라는 것은, 주인공의 태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물 하나를 찾기 위해서는 수 십, 수 백개의 우물을 파야하는 것이고,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물길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 그가 살아가는 나날들 역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인공이 자식들을 전쟁터로 내보낸 것에 대한 적당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영화가 후반으로 가면서 그는 희망적인 소식을 듣게 되고, 모두 죽은 줄 알았던 자식 가운데 맏이는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기적처럼 아들을 만나고 나서, 다시 더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들은 살았어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를 말한다.

그런 아들의 비통한 심정을 만든 것은 아버지다. 전쟁터로 내보내지 않아도 되었을 아들들을 내보낸 아버지는 살았어도 산 것이 아니고, 살아 있는 동안 평생을 뼈저린 후회와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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