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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영화> Prisoners

by 똥이아빠 2016.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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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Prisoners

드니 뷜뇌브 감독 작품. 
이 영화는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했다.
감독은 이 영화를 스릴러나 액션으로 만들지 않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두 가정의 막내딸, 두 여자아이가 사라졌고, 유괴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사람들은 마을에서 낯선 캠핑카를 발견한다. 유괴와 캠핑카의 연관성은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고, 캠핑카를 운전하던 청년(알렉스)은 쉽게 발견된다.
너무 일찍 용의자가 발견된 것이 오히려 이 사건이 미궁에 빠지게 됨을 말해 준다. 용의자는 지능이 너무 낮아 범죄를 저지르기 어려운 상태였고, 또 다시 발견되는 용의자는 자살한다.
다만 알렉스가 범죄와 직접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은 유괴된 딸 아이의 아버지 켈러. 그는 확신을 갖고 알렉스를 납치해 감금하고 고문하면서 딸 아이의 행방을 캐묻는다.
알렉스는 지능이 매우 낮고, 말도 거의 하지 않으며, 사람을 죽일 것 같지 않아보이지만, 그는 분명 아이들의 행방에 대해 아는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증거도 없고, 알렉스의 말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의 아버지는 알렉스를 가두고 고문한다. 아이를 찾고 살리기 위해서.
유괴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로키는 성범죄자들을 탐문하다 우연히 신부의 집 지하실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체를 발견한다. 신부의 말에 의하면, 그 시체는 자신이 죽인 남자이며, 그 남자가 고해성사를 할 때, 무려 16명의 아이를 납치해서 죽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서로 달라보이는 사건들은 나중에 하나씩 톱니가 맞물리듯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사건으로 드러난다.
자식을 살리기 위해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용의자를 고문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아이를 죽였다고 고해성사를 한 남자를 신부가 죽여도 되는 것인가? 공권력이 해결하지 못하는 무수한 범죄를 개인(시민)이 해결해도 되는 것인가?
우리는 항상 선과 악의 경계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범죄자가 될 수 있고, 그것은 개인의 '의지'보다는 '상황'에 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럴 경우, 우리는 과연 확신만 가지고, 증거도 없이 범죄자(라고 생각하는 용의자)를 처단할 수 있을까?
이 논리를 긍정한다면, 우리는 '파시즘 사회'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 법률은 '사적인 보복'을 금지하고 있다. 그것은 단지 '개인의 복수'가 끝없는 복수의 반복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의 정의는 '보복'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내면에는 '피의 보복'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내재해 있음을 숨길 수 없다. 그것을 철학적으로 고민하도록 만드는 단초를 이 영화가 제공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드러나는 범죄자의 심리는 종교적 광신의 망상 때문이다. 아이들만을 납치해 살해한 부부는 종교에 깊이 빠져 있었고, 아들의 죽음 이후 자신들이 특별한 계시를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모든 아이들을 죽여 없애는 것이 자신들이 할 일이라고 했고, 가톨릭 신부가 고해성사를 듣고 죽인 남자가 바로 범인의 남편이었던 것이다. 유괴, 납치범이 돈을 요구하지 않고, 아이의 부모에게 연락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아이를 살해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물질적 보상을 바라지 않는 것은 그만큼 더 위험한 상황이고, 정신이상자, 광신도 등 비정상적인 사람들만이 그런 짓을 하게 된다.
물론 감독은 범죄를 저지른 자들의 심리상태보다는 아이들이 납치된 상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부모와 경찰, 이웃 등의 반응을 냉정하게 지켜 볼 뿐이다. 그것이 실제로 법을 위반하고, 사적 보복이나 또 다른 납치와 폭력 등을 수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도 모두 사람들의 판단이 다르기 때문이고, 감정과 이성, 무분별한 행동과 제도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일 만한 주제로 만들었다.

별 세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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