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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pawn sacrifice

by 똥이아빠 2016.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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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pawn sacrifice

세기의 매치. 동양에서는 바둑이 두뇌 게임의 상징이라면 서양에서는 체스가 두뇌 게임의 최고봉이다. 물론 수학적 계산으로만 본다면 체스는 바둑의 발가락 만큼도 안 되는, 유치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서양에서는 나름 고도의 두뇌 계산을 필요로 하는 천재들이 모이는 곳이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참고로, 바둑의 복잡성은  대략 361^10 =37,589,973,457,545,958,193,355,601 ~= 3.8 * 10^25 정도인데, 여기서 10은 미리 둘 수 있는 수로 흔히 '몇 수 앞을 내다 본다'고 할 때의 그 예측 가능한 수를 말한다. 하지만 프로바둑의 경우 보통 20-30수 이상을 내다보기 때문에 361^20 또는 361^30을 할 경우 저 소숫점은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
반면 체스의 경우  129 ^ 10 = 1,276,136,419,117,121,619,201 ~= 1.3 * 10^21로 바둑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확률로 나타난다. 실제로도 체스는 예측할 수 있는 수가 바둑보다 적기 때문에 컴퓨터가 바둑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예측하기 쉽다.

바비 피셔는 유대인이다. 유대인들 가운데 천재가 많다. 그것이 인종의 우월함 때문인지, 아니면 유대인의 문화-교육열이 높은-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유대인 천재들이 등장한 것을 보면, 유대인에게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는 듯 하다.
바비가 어렸을 때, 그의 아버지는 보이지 않았고, 엄마는 공산주의자이자 혁명가였다. 그것도 미국의 심장부인 시카고에서. 혼자 외로웠던 바비는 우연히 체스를 가지고 놀게 되었고, 그가 6살 때 벌써 동네에서는 상대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게 된다.
영화는 바비의 전성기만을 다루고 있어 그가 세계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만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는 세계 최고의 체스 챔피언이었으며 특히 미국인으로 당시 세계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던 소련을 상대로 승리한 것은 냉전 체제에서 하나의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인식될 정도였다.

미국은 바비 피셔가 세계챔피언이 되자 그를 영웅으로 만든다. 하지만 바비 피셔에게 국가적인 환대나 대중의 관심은 오히려 피곤할 뿐이었다. 그는 훌륭한 게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했고, 조금이라도 발전한 경기 내용을 만들고 싶었다.
바비는 1972년과 1992년에 각각 당시 챔피언이었던 스파스키와 대전해서 모두 승리한다. 이것만으로도 체스 역사에서 바비 피셔의 이름은 뚜렷하게 각인할 수 있다. 그의 기행은 그의 체스 실력과는 또 다른 이야기다. 영화에서는 그가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바비 피셔가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최근 수퍼컴퓨터와 체스 세계챔피언의 대결에서 컴퓨터가 완벽하게 승리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이제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 게임에서는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있는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는 3월에는 이세돌 9단이 컴퓨터와 바둑 대결을 한다. 아마도 이번에는 이세돌 9단이 이기겠지만, 시간이 더 흐르고, 컴퓨터가 더 많은 계산을 빠르게 할 수 있게 된다면 바둑에서도 컴퓨터가 이길 확률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바비 피셔는 천재 체스 챔피언으로 등장해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갔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그도 시대를 잘못 태어난 불행한 천재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불행한 시기에 천재가 나타나는 것은 운명적이지 않은가.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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