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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The Revenant

by 똥이아빠 2016.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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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Revenant

<버드맨>을 연출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작품. 역시 기대 이상의 수준 높은 영화다. 런닝타임이 무려 2시간 30분이 넘지만, 그 긴 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전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영화들이 그렇듯, 이 영화도 시대배경을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이 영화가 실화와 원작소설에 바탕을 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지만, 어쩌면 시대배경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감독은 말하고 있는지 모른다.
1820년대의 어지럽고 복잡한 시대상황 속에서 아메리카 대륙에 진출한 유럽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학살하면서 영토를 확장하고 있었고, 원주민 부족들과 전투를 하거나 평화협상을 맺는 등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었다.
유럽의 장사꾼들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나오는 짐승의 모피를 수집해 유럽에서 판매를 해 돈을 벌고 있었는데, 모피 사냥을 위해서는 사냥꾼들을 많이 모아야 했다. 사냥꾼은 물론 짐을 옮기고, 잡다한 일을 하는 일꾼들까지 거대한 상단을 이루어 움직였는데, 원주민들은 이런 상단을 공격해 그들이 모아 놓은 가죽을 뺐기도 했다.
물론 원주민의 분노와 공격은 당연히 백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들어오면서 원주민을 학살하고 노예로 삼아 유럽으로 끌고 간 것과 그들의 재산을 약탈한 것이 원인이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 영화에서는 백인들과 원주민의 직접적인 대결은 중요하지 않다. 물론 '수'족이 모피 상단을 뒤쫓거나, '수'족의 여성을 납치한 백인들 뒤를 쫓는 과정이 함께 등장하지만, 이야기의 기본 줄거리는 주인공 '휴'가 끝내 살아서 기지로 돌아오고, 아들의 복수를 한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주인공 '휴'가 회색곰에게 공격당하는 장면이다. 곰이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가짜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현실감이 생생했다. 이 장면에 공을 많이 들인 듯, 주인공과 회색곰의 대결은 매우 훌륭한 장면으로 만들었다.
거대한 회색곰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것만도 기적인데, 갈가리 찢긴 몸으로 한겨울 추위에 여러 날을 숲속과 광야, 강을 건너며 살아남았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나레이션은 마치 테렌스 멜릭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카메라는 광각을 사용해 넓은 장면을 보여주며 움직이는데, 광각 카메라의 시각은 마치 우리 눈동자의 시각처럼 넓어서 광활한 자연을 바라보는 시원함과 함께 눈덮인 숲과 들판이 막막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언제 원주민에게 죽을 지 모르는 불안과 공포가 뒤쫓고 있고, 아들을 죽인 원수를 찾아가야 한다는 불타는 복수심으로 체력의 한계를 견디는 주인공에게 눈 덮인 드넓은 숲과 벌판과 계곡은 공포로 느껴졌을 것이다.
주인공 휴가 보여주는 극한의 고통과 고난의 극복은 인간승리의 모습이지만, 그것이 대단한 감동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인간의 의지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기적과 같은 귀환과 복수의 결말이 통쾌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의 여정에 울고 웃기에는,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던 원주민의 역사나 너무도 참담하고 비통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비록 한 개인의 숭고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해도, 감탄하거나 찬탄하기에는 그 배경이 너무 가슴아프고 슬퍼서, 박수를 치지 못하겠다.

영화는 물론 잘 만들었지만, 그 시대의 역사적 배경과 원주민의 삶을 보다 정직하고 현실적으로 보여 준 이후에 개인의 삶을 드러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별 세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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