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굿바이 싱글

by 똥이아빠 2016. 11. 25.
728x90


[영화] 굿바이 싱글

코미디 영화의 공식-적어도 한국영화에서-은 중반까지는 웃기다가 후반에는 감동을 주려고 한다. 코미디를 코미디 자체로 끝내지 않는 것은, 영화를 만드는 쪽-감독, 제작자 등-의 강박이 작용한다고 본다. 처음부터 끝까지 코미디로 일관하는 영화는 흔치 않다. 찰리 채플린의 슬랩스틱 코미디도 마지막에는 진한 감동이 있다. 그것은 코미디 장르가 단지 관객을 웃기려는 목적이 아니라, 웃음을 통해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코미디 영화는 웃음과 함께 눈물도 동반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김혜수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김혜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코미디 영화에서 배우가 메소드 연기를 할 만큼 몰입해서 깊이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으므로, 이 영화 역시 배우들의 연기는 가볍게 보인다. 가벼운 연기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고, 코미디의 특성으로 인해 진지한 장면 조차도 가볍게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영화에서 중요한 인과관계로 연결되는 것이 청소년의 임신이다. 고등학생인 단지의 임신은 톱스타 주연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지만, 정작 단지가 놓여 있는 처지를 공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주연의 거짓 임신이 들통나고, 톱스타의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주연의 거짓말 때문이었고, 결국 모든 책임을 주연이 감당한다.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코미디 영화의 당연한 결과지만, 단지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은 것은 아쉬운 장면이다.

톱스타로 등장하는 주연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지만, 사실 그의 인간적인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 충동적인 성격에 지적 수준도 형편 없는 사람이어서, 평균 이하의 인격을 가졌지만 매스컴에서 그는 톱스타이다. 이것은 실제 연예계를 풍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준 낮은 인간이라도 일단 대중에게 인기를 얻으면 아름답게 미화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주인공 주연은 마지막에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의 미숙한 인격이 (가짜) 임신과 진짜 임신을 한 단지와의 만남을 통해 성숙해진 것을 보여준다. 이는 '임신'이라는 과정을 통해 달라지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여성성의 긍정적인 면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바람직해 보인다.

반응형

'영화를 보다 > 한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  (0) 2016.12.30
[영화] 동주  (0) 2016.12.02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0) 2016.12.01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0) 2016.11.29
[영화] 자백  (0) 2016.11.29
[영화] 죽여주는 여자  (0) 2016.11.21
[영화] 럭키  (0) 2016.11.21
<영화> 밀정  (0) 2016.11.12
걷기왕  (0) 2016.11.10
<영화> 아수라  (0) 201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