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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국내여행을 하다

남해 다랑이 마을

by 똥이아빠 2017.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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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다랑이 마을


양평 우리집에서 남해까지 편도 거리가 약 390km, 시간은 약 4시간 20분 정도.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 가면 4시간 30분 이상 걸린다고 봐야 한다. 새벽 6시에 출발해 어둠이 서서히 걷히는 고속도로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지루하지 않도록 미리 내려받은 방송 파일을 들으며 남쪽을 향해 달렸다.

먼 길을 갈 때마다, 전기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오는 세상을 떠올린다. 전기자동차는 매연 공해를 사라지게 만들 것이고, 자율주행 자동차는 자동차 사고를 지금보다 약 90% 이상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과학과 기술의 진보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을 믿지만, 현재까지는 많은 부분 인간이 삶과 지구 전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도 많지만, 지구온난화와 바다생태의 오염, 통제할 수 없는 핵의 사용, 지구의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환경의 파괴에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투사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나도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한 사람이고,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면서 지구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사람의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내가 지구 환경을 비판하는 자격이 있을까 반성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동차와 핵 연료를 사용하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4시간 넘게 혼자 운전을 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건 좋은 일이다. 여럿이 함께 여행을 하면 또 그런 떠들썩하고 활기 있는 분위기도 좋지만, 혼자 하는 여행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온갖 어지러운 개발로 인해 한국의 산하는 많이 망가졌지만, 그럼에도 고속도로 옆의 풍경 가운데는 여전히 아름다운 곳이 많았다. 그것은 우리의 산하가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웠다는 것을 말해주는 얼마 남지 않은 증거이기도 했다. 

지방자치의 시대가 열리고, 각 자치단체는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들이 재정적으로, 문화예술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과잉투자, 중복투자, 투자를 위한 투자로 지방의 재정을 악화하는 것은 물론, 지방의 환경, 역사, 문화를 오히려 나쁘게 만든 측면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말로는 '지역균형발전'을 외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지방자치는 매우 중요하고, 지역이 저마다 재정자립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목적을 위해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는 내륙의 고속도로를 달려 마침내 바다가 보이는 곳까지 달렸다. 이른 봄의 바다는 해무가 드리워 빛이 바랬다. 바다는 늘 다른 표정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얼마 전 다녀 온 하와이의 바다가 경이로움이었다면 남해의 바다는 익숙한 포근함이랄까.

일행이 묵은 해바리 마을의 표지판. 이 마을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

해바리 마을의 힐링센터에서 하룻밤 묵었다. 숙박시설은 깨끗하고, 편했다.

남해의 다랑이 마을. 이탈리아 남부의 다랑이 올리브밭을 떠올리는 장면이다. 바로 바다와 붙어 있는 것도 같다.

가천마을. 다랑이 논이 있어 유명하다. 하지만 마을 전체의 디자인은 그리 좋다고 보기 어렵다.

가천마을 다랑논은 국가지정 명승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가천마을에서 바라본 남해바다. 평온하다.

점심은 간단하게 가까운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었다. 의외로 맛있었다.

이 햄버거 집 바로 앞에서 바라 본 남해 바다. 풍경이 근사하다.

우리의 도반이자 얼마 전 이곳 남해로 이주한 벗의 마당에 동백나무가 있고, 동백꽃이 피었다. 남해는 봄이 이미 확연하다.

그 댁의 뒤에 있는 대나무 숲. 푸른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소리는 한편의 음악일 듯 하다.

우리 동네에서는 볼 수 없는 동백꽃. 

커피 마시러 간 어느 카페.

커피를 직접 볶는다.

카페 마당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창문으로 보이는 바다의 풍경. 한 프레임이 마치 작품 같다.

카페 바로 앞에 펼쳐지는 바다 풍경.

카페 마당.

마당 앞으로 바다 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바닷가로 가면 이렇게 더 근사한 풍경을 만난다.

바위에 가득 붙은 홍합. 아직은 어리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찍은 남해의 바다 풍경.

잔잔한 파도와 따뜻한 햇살이 봄날이다.

한가로운 배.

긴 그림자.

해물 가게에서 찍었다. 요즘 굴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남해를 떠나 집으로 오는 도중, 무주에 들러 먹은 이른 저녁. 육회와 곰탕.

곰탕을 깨끗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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