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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양평여행을 하다

중미산에 오르다

by 똥이아빠 2017.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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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산에 오르다


수요산행에 변화가 생겼다. 연장자인 최교수님이 당진의 한 문학관 관장으로 초빙되어 내려가셨고, 뒷집 한선생님이 아랫 마을로 이사를 했다. 그래도 수요산행은 거르지 않고 계속되는데, 오늘은 날씨도 덥고 해서 집에서 가까운 중미산을 오르기로 했다.

오늘은 새벽(3시 반쯤)에 잠이 깨어 아침이 오는 순간을 홀로 즐겼는데, 오늘 날씨가 참으로 기가 막히다. 새벽 공기는 차가워서 한기를 느낄 정도였고-19도였다-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서 폭염의 새벽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나는 새벽의 그 한기를 기분 좋게 느끼며 아침을 맞았다. 날이 밝고 해가 뜨자 하늘은 또 어찌나 청명한지 마치 가을 하늘을 보는 듯 했다. 오랜만에 미세먼지도 보이지 않고, 구름도 거의 없는 깨끗하고 맑은 하늘이었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서 뜨거운 햇살 아래지만 기분이 좋았다.

중미산은 집에서 가까워 10시 반쯤 산 입구에 도착해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중미산은 여러 번 올랐지만, 오늘은 정식 코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올랐는데, 입구에서 정상까지 1시간 30분이 걸렸다. 중간에 한 번 쉬었고, 정상까지는 약간 가파른 길이어서 힘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무난한 산행이었다. 나처럼 저질 체력인 사람도 무난하게 오를 수 있는 코스여서 산행 초보인 분들에게도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중미산 아래를 가로 지르는 초고압선 철탑. 가평군 설악면의 변전소까지 이어지는 이 철탑은 양평의 옥천면과 양서면, 서종면을 가로 지르면서 산정상과 중턱에 줄을 이어 서 있고 거대한 조형물로 보는 사람에게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중미산 임도에서 등산로로 조금 올라가면 계곡을 지나게 되는데, 요즘 물이 많이 흐르고 있다. 중미산은 뾰족한 산이어서 물이 많이 머무르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평소에는 계곡의 물이 빨리 마른다. 엊그제 비가 내려서 이렇게 풍성한 물을 볼 수 있었다.

임도에서 본격 산행이 시작되는 입구에 안내판이 서 있다. 우리는 현위치에서 약 90분 정도를 올라 정상에 도달했다. 오르는 길은 거의 오르막길로만 되어 있고, 평평한 길은 드물다. 오르는 길은 거의 모두 숲길이고, 침엽수가 많아서 길은 나쁘지 않은 편인데, 등산로가 뚜렷하지 않은 곳이 있다. 중미산은 등산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산이 덜 훼손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상. 표지석이 보인다. 중미산 높이는 834미터. 산이 뾰족해서 주변의 풍경을 넓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표지석. 중미산이 한문으로 새겨있다.

중미산에서 바라보는 용문산. 용문산 정상에는 레이더 기지가 있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사진에서 가장 앞쪽, 오른쪽 정상이 유명산 정상이다.

중미산 정상 바로 아래를 지나가는 고압선 철탑. 

오늘 날씨가 맑고 깨끗해서 먼 곳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이렇게 좋은 날 산에 오르는 일이 퍽 드물어서 기분 좋았다.

중미산 정상 부근에는 잠자리가 매우 많았다. 요즘 잠자리가 등장하는 시기이긴 하지만, 수 백 마리가 비행하는 장면은 장관이다.

햇살은 따갑지만 바람이 시원해서 정상에 있어도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바람이 시원해서 좋았다.

구름이 조금씩 많이 생기고 있었다. 주말에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있는데, 이렇게 모인 구름들이 주말에 비로 내릴 듯 하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서 유명산 입구에 있는 단골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보쌈을 주문하고 동동주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세 명이 먹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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