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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by 똥이아빠 2017. 8. 13.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진화의 시작]에 이어지는 3부작의 2편. 전편에서 인간이 만든 뇌질환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유인원의 뇌세포는 활성화되지만 인간에게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되어 인류는 거의 절멸 상태에 이른다. 전편에서 10년의 시간이 흐르고, 유인원의 리더 시저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다. 유인원은 예전보다 조금 더 인간의 언어를 잘 구사하고, 개체수도 많이 늘었다. 
반면 인간은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간은 전기를 얻기 위해 댐 시설을 수리하려하고, 그 지역은 유인원이 차지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시저에게 도움을 청한다. 시저는 인간들과 평화롭게 지내기를 바라고 있지만 유인원 내부에서도 매파와 비둘기파가 갈린다. 이는 당연히 인간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인간들의 일부는 여전히 유인원을 '하찮은 동물'로 여기고 인간보다 열등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그들은 아직 지구에 남아 있는 무기들을 모아 유인원들과 전쟁할 준비를 하는데, 유인원들이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 선제 공격을 한다. 물론 시저의 의지와 상관 없이. 유인원 무리의 2인자였던 코바가 내부에서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2편에서는 유인원들 가운데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는 유인원이 더 늘어났고, 많은 유인원들이 수화를 할 줄 안다. 게다가 1편부터 이미 유인원은 불을 이용할 줄 알고, 도구의 사용이 진화 이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다만 아직 알 수 없는 것은 유인원 집단의 위계질서가 모계 중심사회인지 가부장제 사회인지의 여부다. 시저가 집단의 리더로 남성인 것과 시저가 자신의 자식을 지극하게 돌보는 것을 보면 가부장제 사회에 가깝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유인원의 진화는 인류의 진화와는 다르게 모계사회를 거치지 않고 새로운 인류로 진화하는 것은 아닐까. 같은 유인원이면서 모계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보노보의 경우, 이 영화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유인원의 진화 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유인원이 인간과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인간은 멸종하거나 유인원의 노예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유인원이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텐데, 그 시작부터 (여성)성차별과 (여성)성착취에 기반한 사회를 만들게 되는 것은 갈등과 불평등을 전제하기 때문에 매우 우려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진화 역시 모계평등사회에서 부계사회, 가부장제와 남성우월주의 사회로 이전하면서 사회는 폭력과 갈등, 불평등과 차별의 세계로 나쁜 방향으로 변질되었다. 사회진화론으로 본다면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옮겨온 것은 진화가 아니라 퇴화에 가깝다. 그것은 이행과정이 폭력을 수반하고(남성이 여성을 폭력으로 지배하는 것), 이해관계에 기초하며(경제 잉여물의 차지) 한쪽(남성)의 착취와 강제가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유인원의 사회도 마찬가지로 21세기까지의 인간이 만든 물질문명 단계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텐데, 이미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물적 토대가 있으므로 살아남은 인간을 부려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물적 토대를 갖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때 유인원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발생하게 되면-이 영화가 그렇다-유인원들도 진영이 갈릴 확률이 매우 높다. 이때 노예로 전락한 인간은 선택을 강요받게 되는데, 유인원의 갈등 사이에서 인간이 새로운 집단으로 독립해 유인원의 노예가 아닌, 새로운 집단으로 존립하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유인원의 입장에서는 지구에서 인간을 완전히 절멸시키지 않는 한, 인간의 뛰어난 능력 때문에 항상 불안과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유인원들이 인간 사냥을 통해 인간을 완전히 절멸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절멸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인간은 어떻든 유인원보다 지능과 능력이 뛰어나고, 그동안 쌓아온 물적 토대가 있으므로 최후까지 강력한 저항을 할 것은 분명 예상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이 만든 수 십만 개의 핵폭탄을 동시에 터뜨린다면 유인원의 생존도 불확실할 정도가 된다. 그리고 이런 결정은 인간의 절멸 이전에 가장 현실 가능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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