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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

by 똥이아빠 2019.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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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돌러마이트

 

이 영화는 유쾌하다. 흑인이 가진 흥과 유쾌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분출하는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 흑인 코미디언, 가수, 영화배우, 영화제작자로 활동한 루디 레이 무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루디 레이 무어의 본명은 루돌프 프랭크 무어. 루디는 1927년 아칸소주 포르스미스에서 태어났고, 2008년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사망했다.

의붓아버지에게 학대당하다 15살에 집을 뛰쳐나와 혼자 살기 시작했는데, 이모와 가까이 지내며 이모의 도움을 받는다. 루디는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고,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봐주길 바라는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었다. 재능이 많은지 알 수 없지만, 동네 클럽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도 하고, 자기 돈을 들여 싱글 앨범도 만들지만 그는 무명의 예술가일 뿐이다. 

늘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던 루디는 동네를 돌아다니는 술주정배이 아저씨가 흥얼거리며 떠드는 말이 재미있어서 그를 찾아가 술도 사주고 돈도 주면서 그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흑인이 만든 새로운 역사는 매우 많지만, 힙합과 랩의 역사는 그 시작과 계보가 뚜렷하게 밝혀진 장르다. 80년대 뉴욕 할렘에서 시작한 힙합과 랩이 실제로는 70년대 루디가 만든 음악에서 시작했다는 것이 이 영화를 통해 밝혀진다. 그리고 그 원조는 바로 길거리를 떠돌던 별볼일 없는 한 흑인의 자유로운 말에서 시작한 것이다. 

지금도 백인과 흑인의 말투는 사뭇 달라서, 인종을 피부 뿐아니라 언어의 구사, 말투로도 구분할 정도다. 흑인의 언어는 말이 곧 노래가 되는, 리듬감이 충실한 말투로 되어 있어서, 흑인의 말과 몸짓은 곧바로 노래와 춤이 된다.

동네 작은 클럽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던 루디는, 동네 아저씨가 하는 말을 기록하고, 자기가 생각한 내용을 덧붙여 처음 랩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이 공연이 크게 히트한다. 자신을 얻은 루디는 이 공연을 라이브로 녹음해 제작사를 찾아가지만, 내용이 비속하다고 앨범을 낼 수 없다고 거절한다. 루디는 '그래, 그럼 내가 직접 만들지'하면서 자신이 제작사를 만들고, 앨범을 제작해 판매하는데, 이 앨범도 크게 히트한다. 그러자 앨범 제작사에서 루디와 계약하자고 제안하고, 루디는 전국을 돌며 클럽에서 공연한다.

루디는 친구들과 우연히 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가 깨닫는데, 영화를 만들면 자기가 전국의 극장에 동시에 나올 수 있으니, 유명해지려면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루디는 자기가 번 돈을 모두 투자해 스스로 영화제작사를 만들어, 친구들과 영화를 만든다. 영화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지만, 그는 맨땅에 헤딩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영화전문가를 섭외하면서 자기가 만들고 싶은, 그러나 모두들 흥행은 안 될 거라고 비웃던 영화를 힘들게 완성한다.

영화는 만들었지만, 어느 영화사에서도 루디의 영화를 사겠다고 하지 않았고, 낙담한 루디는 포기하기 직전이었다. 우연히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DJ가 소개한 친척이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어서 찾아갔고, 자기 영화를 영화관에 돈 내고 상영하는 '자주상영'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심야시간에 자기 돈을 내고 영화를 상영하되, 관객이 표를 구입한 돈은 모두 자기가 갖는 방식이었다. 달리 방법이 없던 루디는 자주상영을 계약하고, 밤12시에 자기가 만든 영화를 상영한다. 누가 영화를 보러올까 마음 졸이던 루디의 눈에, 줄을 길게 선 사람들이 보였고, 영화는 크게 성공한다.

지금으로 보면, 루디의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처럼, B급 감성이 충만한 영화였고, 완벽한 독립영화였다. 최저예산으로 제작한 영화는 허술했지만, 흑인들이 보기에 차별받던 흑인의 처지를 공감하고, 약자인 흑인이 백인을 혼내주는 영화여서 카타르시스가 되는 멋진 영화였다.

영화가 히트하자 영화제작사 가운데 흑인영화를 취급하던 한 제작사가 루디에게 계약을 하자고 제안한다. 루디는 계약을 하고, 이후 자신의 영화를 시리즈로 몇 편 더 만든다. 루디가 만든 첫 영화가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였고, 이 영화는 무려 1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다.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고, 차별이 심한 미국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인 흑인이 어려움을 무릅쓰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며 성공하는 이야기다. 감동과 유쾌함을 즐기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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