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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by 똥이아빠 2021.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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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가이 리치의 데뷰작. 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광고업계에서 광고를 만드는 감독으로 이미 명성을 날리고, 돈도 많이 벌어서 그의 이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정도였다. 1998년, 이 영화로 데뷔하면서, 가이 리치 스타일을 관객에게 확실하게 각인하는 작품이 되었다. 가이 리치 영화의 특징은 매우 복잡하게 뒤얽힌 스토리라인, 끊임없이 쏟아지는 수다, 화려한 액션과 독특한 슬로우모션, 최소한 두 번 이상의 복선과 반전 등이며 연출이 깔끔하다. 

데뷔작을 이렇게 잘, 훌륭하게 만들었다는 건, 이미 내공이 상당하다는 증거이며, 이 작품 이후 그의 여러 영화들 가운데 더러 처지는 작품이 있긴 하지만, 대중성으로는 흥행이 보장된 감독이기도 하다.

 

이 영화 제목 '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는 마약, 돈, 쌍열 샷건을 뜻하는데, 영화의 주제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타이틀이 끝나면 곧바로 베이컨의 수다가 들린다. 매우 짧은 머리를 한 베이컨은 작은 가방을 열고 손님을 끌어들이는데, 노점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물아비다. 베이컨 역의 배우 제이슨 스타뎀은 이 영화가 데뷔작이다. 베이컨이 속사포처럼 내뱉는 말투는 런던 토박이 가운데서도 동부 노동자들이 주로 쓰는 억양으로 '코크니'라고 하며, 베이컨의 출신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제이슨 스타뎀은 가난한 노동자의 자식으로 성장했는데, 그의 아버지가 실제로 노점상을 한 경험이 있고, 제이슨도 한때 노점상을 했었다. 첫 장면에서 제이슨의 장물아비 장사꾼의 모습은 제이슨의 삶에서 우러나는 현실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베이컨과 함께 짝을 지어 다니는 동무가 에디인데, 베이컨이 장물아비로 물건을 파는 역할이라면, 에디는 바람잡이 노릇을 한다. 두 사람이 불법으로 물건을 팔고 있을 때, 경찰이 들이닥친다. 둘은 물건을 내팽개치고 신나게 도망한다. 영화의 서사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초반에 나레이션이 인물과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에디는 톰의 가게로 간다. 톰은 그때 닉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에디와 닉을 사무실로 데려간다. 사무실이라고 말하지만, 톰이 암거래를 하려고 모아 놓은 물건이 있는 창고다. 닉은 톰에게 물건을 구입하러 왔고, 악착같이 값을 후려친다. 톰과 닉은 각자 사업을 하고 있지만, 톰은 암거래를, 닉은 암거래로 구입한 물건을 합법적으로 판매하는 공생관계다.

톰은 에디에게 그동안 모은 2만5천 파운드를 보여준다. 톰, 에디, 베이컨, 비누 네 명은 친구다. 도박에 실력이 있는 에디에게 10만 파운드를 모아 주고, 에디가 불법도박장에서 돈을 따면 나눠 갖기로 했다. 에디는 '해리'에게 연락한다. 성인용품점을 운영하는 해리는 별명이 '손도끼 해리'다. 가게보다는 도박을 해서 돈을 벌고, 힘을 가진 지역의 실력자다. 해리의 오른팔로 '세례자 배리'가 있는데, 엄청난 거구에다 해결사 노릇을 완벽하게 해내는 인물이다. 해리와 함께 일하지만 부하는 아니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빅 크리스도 있다. 이 거구의 인물은 축구선수 출신으로 이 영화로 데뷔한 비니 존스다. 영화에서는 어린 아들과 함께 움직인다. 해리에게 돈을 빌려간 사람에게 돈을 받아내고 수수료를 받는 역할을 한다.

 

에디가 사는 건물은 사람이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좁고 낡은 사무실 건물의 한 칸인데, 바로 옆에는 '반사회적' 인물들이 살고 있다고 베이컨이 알려준다. 이 '반사회적 인물들'은 우두머리 '독'과 일당 몇 명으로 이 영화의 한부분을 맡고 있다.

대마초를 키워 판매하는 일당으로는 윈스톤과 몇 명의 동료들이 있고, 이들도 복잡한 이야기의 한쪽을 맡고 있다. 대마초를 키워 파는 백인 청년들은 그들의 독자적 사업이 아니었고, 뒤에 나오는 갱단 두목 로리 브레이커가 시키는대로 하는 친구들이었다.

 

에디와 동무들은 에디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JD바에서 맥주를 마시며 에디가 곧 '손도끼 해리'의 도박장에서 돈을 따올 것을 기대한다. 에디의 아버지 제이디(JD)는 이미 소문을 들었고, 에디는 거짓말을 한다. 에디의 아버지역 제이디는 가수 '스팅'이다. 

해리는 배리에게 에디의 뒷조사를 하라고 시켰고, 에디의 아버지가 제이디라는 걸 알게 된다.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제이디는 과거에 해리의 불법도박장에서 큰 돈을 딴 적이 있고, 그 돈으로 지금의 '제이디바'를 차렸다. 그것 때문에 해리는 제이디에게도 원한이 있는데, 그의 아들 에디가 돈을 가지고 온다고 하니 마음 속으로 작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해리는 배리에게 샷건 카타로그를 보여주면서, 애플턴 스미드 경이 가지고 있는 명품 샷건을 어떻게든 가져오라고 말한다. 애플턴 스미드 경은 가지고 있던 명품 샷건을 25만 파운드에 경매로 내놓았는데, '손도끼 해리'가 그걸 탐내고 있는 것이다. 배리는 다시 조무라기 좀도둑 두 명에게 애플턴 스미드 경의 저택을 털어서 총기함에 있는 총을 모두 가져오라고 시킨다. 그런데 '저택'이라고 하기에는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 같은 낡은 집이어서 귀족의 신분이지만 형편없는 삶을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명의 좀도둑은 어렵지 않게 집 내부로 들어가 주인 가족을 묶고 총기를 강탈한다.

 

에디가 '손도끼 해리'의 도박장에 들어가고, 세 명의 친구는 바로 옆에 있는 '사모안 팝'에 들어가는데, 이들이 칵테일을 받고 황당해 하는 장면에서 뒤쪽에 서 있는 흑인이 보인다. 일부러 눈여겨 보지않으면 모르는데, 이 흑인 배우가 '크리스 터커'를 빼닮아서 혹시 우정출연을 한 건 아닐까 했지만, '바스 블랙우드'(로리 브레이커)라는 배우다. '사모안 팝'에서는 슬쩍 스치기만 하는데, 뒷부분에 갱단 두목으로 다시 등장한다. 이 상황은 톰과 두 친구가 '사모안 팝'으로 들어가기 직전, 안에서 몸에 불이 붙은 사람이 비명을 지르며 나오는 장면과 맞닥뜨리는데, 이 황당한 장면이 로리의 짓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로리가 무서운 인물이라는 걸 확인하게 된다.

에디는 실력이 있지만 사기도박장의 현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카메라를 장착한 도박장에서 돈을 다 잃은 것은 물론 50만 파운드의 빚을 지게 된다. 그 돈은 일주일 안에 갚아야 하고, 만약 갚지 못하면 하루 한 개씩 네 명 모두의 손가락이 잘리고, 아버지 제이디의 가게를 뺐기게 된다.

네 친구는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그것도 일주일 안에.

 

대마초를 키워 판매하는 윈스턴 일당에게 대마초를 구입해 되파는 프랭크가 있는데, 그는 윈스턴의 근거지를 편하게 드나든다. 프랭크는 '독'에게 가서 윈스턴 일당의 정보를 알려준다.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그 돈을 챙길 수 있다며 '독'을 부추기는데, 마침 옆집에 살던 에디가 집에 들어와서는 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에디는 친구들을 불러 계획을 설명한다.

옆집의 '독'과 일당이 대마초를 파는 윈스턴의 근거지를 털어서 집으로 돌아오면, 그때 덮쳐서 돈과 대마초를 뺐자는 것이 계획이다. 대마초를 팔기 위해서는 미리 구매자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톰은 닉을 만나 대마초 구입 건을 상의한다.

닉은 로리 브레이커를 찾아가 품질 좋은 대마초를 가져올테니 구입하겠느냐고 제안한다. 로리는 좋은 대마초가 아니면 각오하라고 말한다.

 

'손도끼 해리'는 일을 마치고 들어오는 빅 크리스에게 해리는 에디에게 50만 파운드를 받아오도록 지시한다. 배리는 총을 훔쳐오라고 시킨 두 얼간이를 만나서 총을 내놓으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총이 아닌, 해리가 찾던 바로 그 총을 두 얼간이가 팔아먹었다고 말한다. 화가 난 배리는 두 얼간이에게 당장 총을 가져오라고 소리지른다. 두 얼간이가 팔아 먹은 총은 닉이 구입했고, 닉은 그 총을 톰에게 되판다.

 

독과 프랭크 일당은 대마초 근거지를 습격한다. 엄청난 현금과 대마초를 차에 싣고 사무실로 돌아온 독 패거리를 에디 일당이 습격해 이들을 묶고 차를 탈취한다. 작전은 성공했고, 차에 있는 대마초를 닉에게 시켜 로리에게 팔도록 한다. 로리는 어제의 반값에 매입하겠다고 말한다.

 

해리는 빅 크리스에게 에디에게 돈을 받아오라고 말한다. 에디 일당은 돈을 세고, 로리 브레이커는 대마초를 도둑맞은 윈스턴을 불러 어떻게 된 일인지 묻는다. 윈스턴은 독 일당의 인상착의를 설명하고, 로리는 대마초를 팔겠다고 왔던 닉과 그들이 연결되어 있을 거라 확신하고, 닉을 잡아오라고 명령한다. 

독 일당이 대마초와 돈을 싣고 있을 때 나타난 교통경찰은 얻어터지고, 차에 실려 다니며 에디 일당에게도 뭇매를 맞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국에서 교통경찰의 이미지가 때려주고 싶을 만큼 미운 존재라는 걸 드러나게 표현하고 있다.

 

독과 패거리는 우연히 옆집 에디의 사무실을 알게 되고, 그곳에서 현금과 총 두 자루를 챙긴다. 그리고는 에디의 패거리가 올 때까지 기다려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한다. 

로리는 부하들을 끌고 에디의 사무실로 간다. 닉에게 대마초를 팔아달라고 한 것은 톰이었기 때문에, 톰의 친구인 에디의 집을 알고 있고, 당연히 에디의 집을 알려준 것이다. 에디의 집에 있던 독의 부하들과 로리의 패거리는 서로 총을 쏘며 난장판이 되고, 에디의 사무실에 있던 독은 돈과 총을 챙겨 나오는데, 마침 빅 크리스가 나타난다. 돈과 총을 뺐은 빅 크리스가 사라지고, 뒤늦게 에디와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오는데, 돈과 대마초는 사라졌다.

빅 크리스는 돈과 총을 해리에게 건네주고 수고비를 받아 사라진다. 해리는 크리스가 에디의 사무실에서 돈을 가져왔으므로, 50만 파운드를 갚은 것으로 생각한다. 에디가 돈 문제로 해리에게 전화하자 돈을 받았다고 말하고, 할 말이 있으니 사무실로 오라고 말한다.

배리와 해리에게 협박을 당한 두 머저리는 총을 찾기 위해 빅 크리스의 뒤를 쫓아왔는데, 그곳은 해리가 있는 곳이었다. 두 얼간이는 해리와 배리를 해치우고 그들도 죽는다. 

에디가 해리의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는 모두 죽었고, 돈가방만 놓여 있다. 에디는 돈을 챙기고, 톰은 총을 챙긴다. 하지만 빅 크리스의 차가 에디의 차를 들이받고, 빅 크리스는 돈가방을 들고 사라지고, 톰은 총을 챙겨 사라진다. 그렇게 모든 일이 '원만하게' 잘 끝나고, 에디와 친구들은 빚도 사라지고, 경찰에 잡히지도 않게 된다.

모두 무사할 걸 다행으로 여기고, 톰이 가지고 있는 총 두 자루를 버리고 오라고 한다. 그때 빅 크리스가 나타나 에디와 친구들에게 가방을 던지고 가는데, 그 안에 들어 있는 총기 카탈로그에는 톰이 가지고 있는 총 두 자루의 경매 가격이 적혀 있다. 무려 25만에서 30만 파운드짜리. 톰은 템즈강에 그 총을 버리려 하고, 묘한 상황에서 영화는 끝난다.

 

매우 복잡한 구성이어서 한 번 봐서는 줄거리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영화는 하드보일드 하지 않고, 가벼운 편이다. 곳곳에 웃음을 주는 장면들이 있고, 이들의 대사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오는, 재치있는 대사들이 있어서 무겁지 않게 볼 수 있다.

서사의 구조를 두세 번 비틀고, 우연과 인과관계를 앞뒤로 바꿔서 설정하는 방식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배치한 것은 신선한 발상이다. 이보다 앞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에서도 이와 비슷한 구조가 보였지만, 신인 감독인 가이 리치의 편집 스타일은 쿠엔틴 타란티노와는 다르고, 하드보일드와도 조금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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