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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사랑이 지나간 자리

by 똥이아빠 201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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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지나간 자리 SE - 10점
울루 그로스버드 감독, 우피 골드버그 외 출연/드림믹스 (다음미디어)


[영화] 사랑이 지나간 자리

이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영화다. 가족에 대한 애정과 집착, 가족의 부재와 상실감에 따르는 고통, 가족의 개념, 새로운 가족과의 만남 등 이 영화는 가족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을 비교적 이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세 자녀를 둔 엄마(미셀 파이퍼)는 사진작가. 단란하고 행복한 가족이다. 평범한 중산층 가족의 삶에 갑작스러운 불행이 닥친 것은 아이의 실종. 엄마는 아이 셋을 데리고 동창회(시카고의 호텔)에 참석하는데, 그 자리에서 그만 둘째 아이를 잃어버리고 만다. 그 아이는 이제 겨우 세 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사건은 의외로 커지고, 아이는 결국 실종된 채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된다. 아이의 실종으로 심한 충격에 휩싸인 엄마. 직업도, 생활도 모든 것이 피폐해지고 가족관계는 모래알처럼 버석거리기만 한다.
‘벤(둘째 아이)보다 늦게 죽고 싶지 않다’는 엄마의 말은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을 그대로 말해준다. 동생 벤을 돌봐야 했던 큰 아들(베이커)은 동생이 실종될 때 함께 있었고 모든 것이 자기 책임이라는 죄책감에 빠져들고, 엄마는 남은 두 아이에 대해서도 예전처럼 깊은 애정을 쏟지 못한다.
가족의 내면은 고통스럽지만 하루 하루, 나날의 삶은 지탱되고 있고 아빠의 사업은 예전보다 좋아져 식당을 개업한다. 개업한 식당은 시카고에 있고, 가족은 시카고로 이사한다. 엄마는 아이가 살던 집에서 떠나려고 하지 않지만, 남편의 설득으로 어쩔 수 없이 동의한다.
그렇게 세월은 9년이 흘러가고, 막내딸이 9살이 되던 어느날, 막내딸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던 마을의 소년을 우연히 본 엄마는 그만 숨이 막힐 정도로 충격을 받는다. 잃어버린 둘째 아들과 너무나 똑같이 생긴 아이.
미친듯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사진을 인화해 컴퓨터로 합성한 성장사진과 대조를 한다. 완벽하게 일치하는 얼굴.
결국 지문 조회를 통해 아들을 찾게 되는 가족은 기쁨도 잠시, 어색함과 낯설음에 당황한다. 분명 세 살때 잃어버린 둘째 아들이 맞건만, 그 아이는 이제 다른 가족의 아들이었고, 누구보다도 자기를 길러준 부모를 사랑하고 있었다.
가족 사이의 갈등은 증폭되고, 엄마는 냉정하게 생각한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둘째 아들이지만, 9년이라는 시간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가족은 모두 힘들고 고통스러운 갈등을 겪은 것이다.
둘째 아들을 다시 예전의 부모에게로 돌려보내기로 한 것은 엄마의 결단과 설득이었다. 엄마는 가족의 행복이 결국 한 아이의 불행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둘째 아들은 자기가 자랐던 집으로 돌아가고, 가족이란 피를 나눈 것만으로 일원이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게 된다.
가족의 부재로 인한 상실과 가족 관계의 붕괴, 다시 만난 가족과의 결합에 따르는 시간, 환경, 문화의 공백의 불일치, 피를 나눈 혈연이라도 ‘가족’이 될 수 없다는 현실 인식.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둘째 벤은 자신을 길러준 아버지와 오랜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자신을 낳고 길러준 친부모와 형제들이 낯설지만, 어쩔 수 없이 지나간 9년의 공백은 가족들의 사랑으로 메워야 하는 것임을 생각하며.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이 영화는 남의 일같지 않더군요. 영화는 차분하게 전개되고 가능한 객관적으로 가족 관계를 바라보았지만, 그래도 슬프고 눈물납니다. 뭐, 해피엔딩이니까…
미셀 파이퍼와 우피 골드버그가 등장해서 영화가 더 좋게 느껴졌나봅니다.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가족이란 뭘까요? 우리의 본능 속에 있는 최소 집단일까요? 가족의 개념도 많이 달라지고, 경제, 정치, 사회, 문화적인 분석으로 ‘가족’의 의미가 사뭇 달라지고 있지만, 평범한 소시민에게 가족은 자신의 삶을 의지하는 최소한의 영역일 것입니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
감독 울루 그로스바드 (1999 / 미국)
출연 미셸 파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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