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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1980년대

1980년대-20

by 똥이아빠 2011.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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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과 1989년 사이에 찍은 사진.
이 사진을 찍을 무렵, 중편소설 '하루'를 쓰고 있었다. 목표는 '제1회 전태일문학상'.
이 무렵, 구로공단에 있는 도금공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공장에 들어가기 직전에 새로운 공부모임을 시작했다. 독서회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공부모임이었고, 다섯 명 정도가 모여 일주일에 한 번 집중적으로 토론을 했다. 일주일 내내 책을 읽어서 목표한 내용을 다 읽고 이해하고 가야 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책을 읽어갈 수는 있었지만 내용까지 이해하지는 못했다. 주로 경제학 관련 책들이었는데, '서양경제학논고', '한국농업의 이해', '변증법의 이해' 등등...
저 사진 속 책들을 보면, 소설책은 거의 없고, 대부분 사회과학 책인 걸 볼 수 있다. 끈으로 묶인 책들은 주로 문학 관련 책들인데, 문학이 사회를 변혁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저렇게 묶인 채 놓여 있었다. 책상 위에 카세트 플레이어가 있고, 펜과 잉크가 있는 걸 봐서는 저 당시 시와 소설을 쓰던 걸로 기억한다.
공장에서 돌아와 밤마다 소설을 썼고, 약 한 달 정도를 쓰니 원고지 400매 정도를 쓸 수 있었다. 그 원고는 '제1회 전태일문학상'에서 중편소설로 입선했고, 나의 공식 문학 데뷔였다. 이후 이렇다할 글을 쓰지 못하는 걸로 봐서는 재능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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