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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1980년대

1980년대-14

by 똥이아빠 201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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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동에 헌책방인 '씨앗글방'을 열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책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이라 책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고, 종로도서관에서 장소를 옮긴 독서회를 기반으로 독서회원도 빠르게 늘었다. 그들은 대게 노동자들이었으며 파편화되어 있었다. 전두환 독재정권에서 노동조합 활동이나 단순한 모임을 갖는 것도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었는데, 그나마 독서회는 공개적으로 '순수한 모임'을 지향하고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독서회원 가운데 노동자 회원들은 노동현실에 대해 몹시 분개하고 있었고, 노동조합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우리들이 너무 '무식'하다는데 있었다. 우리는 독서회와 별개로 '검정고시 모임'을 따로 운영했고, 그 과정을 통해 여러 명이 중학교와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87년이 되면서 노동자 대투쟁 시기에 수많은 노동조합이 생기고, 우리 회원들이 속한 공장에서도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독서회와 검정고시 모임을 통해 배출한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서 역량을 발휘하였고, 우리는 사회의 발전에 작은 힘이나마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왼쪽 교서형은 여전히 노동자이고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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