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멋진 하루!/1980년대

1980년대-09

by 똥이아빠 2011. 11. 1.
728x90


흔치 않은 훈련 사진. 팀스피리트인지 동계훈련인지...일병 말, 상병 초쯤 되지 않았을까.
우리 부대는 전방 바로 뒤에 있는 포병부대라 훈련이 많았다. 평균 두 달에 한 번 정도. 일주일에 한 번 비상훈련은 아예 치지 않고도, 대대적인 훈련이 두 달에 한 번씩이다. 훈련이 싫다기 보다는, 훈련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귀찮고 힘든 것이 싫다.
훈련도 대충하는 것이 아니고, 상황이 발생하는 시간-싸이렌이 울린다-부터 전쟁이 발생한 것으로 실제 상황처럼 일처리를 하게 된다. 부대에서 보직에 따라 소각할 서류, 물품의 분류와 관리부터 시작해 완전군장 준비, 군수행정에 필요한 서류 준비, 각종 현황판, 지도, 비밀문건 등 확보...전쟁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두꺼운 나무상자에 서류를 넣고, 트럭에 싣는다. 먹고 자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니, 매트리스, 담요를 비롯해 챙겨야 하는데, 내 것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군수장교 것도 다 준비해야 한다.
이동은 트럭으로 해서 몸까지 고달프지는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보병들은 행군을 하느라 죽을 고생을 하는데, 우리는 포를 매달고, 트럭에 실려 밤을 도와 달린다. 하지만 땅을 파서 텐트를 치고, 고참들과 장교들의 밥을 대신 받아오고, 설겆이를 하고, 온갖 자질구레한 일들을 해야 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먼저 귀찮다.
군대가 힘든 건, 민주적이지 못하고, 자율성이 없으며, 자기결정권이 없기 때문이다. 즉, 군대는 감옥과 같기 때문에 힘들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군대가 민주적이고, 병사들의 자기 결정권이 많고, 자율적으로 운영된다면, 지금과 같은 반발과 고통과 희생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반응형

'멋진 하루! > 1980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80년대-14  (0) 2011.11.03
1980년대-13  (0) 2011.11.03
1980년대-12  (3) 2011.11.02
1980년대-11  (0) 2011.11.01
1980년대-10  (2) 2011.11.01
1980년대-08  (0) 2011.11.01
1980년대-07  (0) 2011.10.31
1980년대-06  (0) 2011.10.31
1980년대-05  (0) 2011.10.31
1980년대-04  (0) 201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