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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마이웨이

by 똥이아빠 2011.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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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 한정판 (3disc) - 10점
강제규 감독, 장동건 외 출연/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영화 잡지를 보면, 새로운 영화의 평점을 부여하는 곳이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IMDB에도 그런 시스템이 있으니, 그걸 탓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그 평점을 주는 것이 영화를 본 관객들의 감상의 결과라면 흔쾌히 수긍하겠지만, 잡지에 실린 평점은 대개 '전문가연'하는 자들이 그들의 '주관적'인 잣대로 붙여놓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전문가연 하는 자들-의 '주관적 평론'에 영향을 '아주 적게라도' 받는다. 그래서 많은 돈과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공을 들인 영화가 평론가연 하는 자들의 말 한마디에 대박이 터지기도 하고, 쫄딱 망하기도 한다.
물론, 그들이 그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이 있느냐는 또 다른 논쟁거리지만, 적어도 영화 잡지에서, 영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자들이, 어떤 영화에 대해, 그들의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로 한 영화를 폄하하기 시작할 때, 그 영화는 망가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영화, 마이웨이도 그런 경우다.
강제규 감독이 돈 많이 들여서 만들었는데, 평점을 보니 별 두개에서 두 개 반. 기껏 잘 봐줘서 세 개다. 별 두 개라면 평균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고, 두 개 반이면 겨우 평균이라는 것이고, 세 개면 그나마 봐줄만 하다는 뜻이다. 좋은 작품, 훌륭한 작품이라면 별 네 개부터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 마이웨이는 정말 별 두 개에서 별 두 개 반을 받을 정도로 범작인가. 나는 이 질문을 소위 전문가라는 '영화평론가'들에게 하고 싶다. 그들은 어떤 기준으로 별 두 개, 두 개 반을 준 것일까? 모범 답안은 당연히 '작품성'일 것이다.

그래서, 일반 관객은 절대 '영화평론가'의 말이나 평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전문가인 영화평론가들은 자신들이 '작품성'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관객의 수준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세계 영화사에 걸작으로 남은 작품들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영화가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 가차없이 별은 두 개에서 세 개 사이에 그친다.
나는 전문가인 '영화평론가'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고다르처럼, 영화 평론만 하다 직접 영화를 만들어서, 자신의 영화가 자신의 평론처럼 작품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증명해보라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냥 입닥치고 있으라고.

한 줄로 표현하는 영화평을 보면, 온통 시니컬하고 잘난 척하는 문장들이 난무한다. 그렇게 영화들을 깎아내리고, 흠집을 잡고, 영화의 부족한 면을 파헤쳐 잔인하게 헤집어 놓으면서 새디스틱한 쾌감을 느끼는 것이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이라면, 참, 재수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이 영화를 보러 가족과 함께 가면서, 나도 무심결에 영화 잡지에서 전문가인 영화평론가들이 별 점을 낮게 주었고, 재미도, 작품성도 없더라는 말을 했다. 내가 보지도 않은 영화를, 다른 사람의 눈과 머리를 빌려서 그렇게 믿고 만 것이다. 결국, 나는 멍청한 놈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영화는 재미있었고, 충분히 재미있었다. 나는 특별히 강제규 감독의 팬은 아니지만, 그리고 이 작품에서 많은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이라면, 그저 편하게 주말에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라면,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적당히 분노하고, 적당히 감동하고, 조금은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영화의 가치는 있었다.
그러면서 '영화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후진 영화'로 취급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났다. 너희들은 얼마나 잘났냐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비판, 비평은 하기 쉽고, 좋아한다. 하지만, '전문가'라는 껍데기 뒤에서 스스로의 지적 우월감을 드러내기 위해 영화를 폄하하고, 한 줄 평으로 비웃고, 별점으로 영화를 깎아내리는 짓은 비열한 짓이다.
나는, 영화평론가라는 존재가 왜 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들은 누가 임명했으며, 누가 그 권위를 인정했는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은 전문가라는 그들도 수준미달의 관객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이다. 아니면 말고.

마이웨이
감독 강제규 (2011 / 한국)
출연 장동건,오다기리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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