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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간신

by 똥이아빠 2015.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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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간신

조선의 왕이 선정을 베풀면 백성이 편안했고, 폭정을 하면 백성이 봉기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조선이 왕권국가, 봉건국가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즉,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갈등과 투쟁은 농도만 다를 뿐, 항상 존재했던 것이다. 
조선시대 때, 평균 20년마다 한번씩 백성들의 봉기가 일어났다는 통계가 있다. 규모가 크건 작건, 백성은 늘 수탈당하고, 가진 것을 빼앗기고, 가장 고통 받는 처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연산군이 폭군이라는 것은 조선실록에도 나와 있고, 모든 역사가들이 동의하는 내용이니 따로 쓸 필요는 없지만, 백성의 입장에서 볼 때, 당시의 지배자(왕)는 대부분 폭군이었다. 드물게 괜찮은 지배자가 등장할 때도 있었고, 태평성대를 누리던 시절도 있었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칭송하는 세종이나 영조 시대에도 백성들의 삶은 고통스러웠다.
따라서, 연산군이 보여 준 폭군의 이미지는 계급사회에서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당연한 모습이었으며, 다만 그것이 다른 지배자에 비해 조금 심했거나, 과장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기존의 사극과는 사뭇 다르게, 궁궐 안에서 벌어지는 일 가운데 가장 은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예전 영화에서도 왕이 색을 탐하는 내용이 많았으나, 이 영화처럼 노골적이고 화려하게 표현하지는 못했다.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이라면 '연산군 일기'의 내용에서 '채홍사'와 관련한 내용과 줄거리를 비교적 잘 따라가면서, 거기에 과장된 영화적 표현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왕의 노리개로 삼기 위해 전국에서 여성을 모아들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지만, 여자 대학생을 옆에 끼고 술을 마시다 총을 맞아 죽은 대통령이 있는 나라이고 보면, 조선시대의 이러한 엽기적인 기행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언짢았던 것은, 채홍사에게 잡혀 온 여성들이 왕의 노리개가 되기 위한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성적인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즐기는 듯한 표현이었다. 그녀들이 술집 작부들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여염집 처녀들이 대부분이었을텐데, 조선시대의 정조관념으로 볼 때, 아무리 왕과 동침을 한다고 해도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영화에서 드러내는 '색'의 행위나 이미지는 선정성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지나, 그렇다면 그것을 의도적으로 부각한 것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노골적인 성 묘사가 결국은 연산군의 폭정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짐작은 하지만, 채홍사, 간신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하다보니 처자들의 노출이나 성 묘사가 필요 이상으로 보여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단지 간신배의 득세나 연산군의 폭정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연산군에 의해 몰살된 집안의 복수를 하는 여주인공과 간신으로 행세하지만 정작 폭정을 끝내려는 충신의 이야기가 그 안에서 일정한 긴장을 보여주고 있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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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하려는 자가 득실거리니, 그야말로 간신들의 시대가 도래했다. “단 하루에 천년의 쾌락을 누리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나이다!” 연산군은 임숭재를 채홍사로 임명하여 조선 각지의 미녀를 강제로 징집했고, 그들을 운평이라 칭하였다. 최악의 간신 임숭재는 이를 기회로 삼아 천하를 얻기 위한 계략을 세우고, 양반집 자제와 부녀자, 천민까지 가릴 것 없이 잡아들이니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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