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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

by 똥이아빠 201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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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

임상수 감독 작품. 영화 장르에서 코미디는 흥행의 위험이 크다. 코미디도 진짜 '웃기는' 코미디도 있지만 '블랙' 코미디도 있다. 블랙 코미디는 그렇다고 해도, 장르로서의 코미디를 관객에게 보여주려면 몇 가지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테면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데쓰 프루프'처럼 잔혹하면서도 통쾌한 코미디라거나 우디 앨런의 화려한 수다가 있는 코미디라거나, 짐 캐리의 영화처럼 화려한 몸개그를 보여준다거나 하는 특징이 있어야 한다.
이 영화는 분명 코미디로 보이기는 하지만, 여러 면에서 어설프다. 그동안 여러 편의 영화를 잘 만들었던 임상수 감독의 작품 치고는 꽤 부족한 면이 보인다.
영화의 속도감, 즉 전개가 너무 느리다. 게다가 좋은 배우들을 썼음에도 그들의 연기를 최대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여주인공 고준희의 어설픈 연기까지 겹쳐 영화 속 인물들의 '리얼리티'가 많이 떨어진다.
똑같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코미디로 만드는 것과 액션 느와르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 정도 시나리오라면 충분히 액션 느와르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듯 하다.

영화의 소재, 즉 '돈'을 두고 다투는 내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현대 영화에서 무수히 많이 만들어졌다. '돈'이 소재가 되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그런 영화를 만드는 나라가 모두 자본주의 체제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서 '돈'은 물질만능의 아이콘이며 무소불능의 권위를 가진 도구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것을 숭배하거나 조롱하는 것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게 마련이다. 돈을 쫓아 움직이는 군상들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은 곧잘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물론 영화에서 노골적으로 자본주의(체제)를 비판하지는 않는다. 그것을 눈치 채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이 영화에서 코미디를 벗겨내면 현실의 비리가 드러난다. 거대한 돈뭉치가 불법으로 움직이는 사회. 서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돈이 재벌과 권력집단 사이로 옮겨다닌다. 서민들은 그런 것을 막연히 알고 있지만 막을 도리는 없다.
어느 체제나 불평등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해도, 1%의 소수가 90%의 사회적 부를 독차지하고 있는 것은 인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심각한 불평등이다. 이런 사회에서 부자, 권력자들을 터는 것은 더 이상 범죄가 아니라 의적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왜 아닐까.

심각한 사회문제를 코미디로 만드는 것은, 당의정을 입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회문제를 직접 다루는 것이 껄끄럽게 느껴지기 때문에 코미디라는 외피를 씌우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영화의 완성도와 미학적 표현을 담보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별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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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지누에게 첫 번째 임무가 내려진다. 그동안 감시해온 차량의 이동라인을 완벽하게 파악해 상세히 보고하는 것. 하지만, 뒤쫓던 차가 대형트럭과 충돌하면서 그의 임무 수행은 순식간에 실패로 돌아간다. 한편, 사고수습을 위해 달려온 렉카차 운전자 나미는 반파된 차량 뒷좌석에서 수상한 가방을 발견하고, 그녀를 뒤쫓아온 지누 역시 가방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함께 나눠 갖기로 한다.

하지만 이때부터 두 사람은 가방을 되찾으려는 일당의 표적이 되고, 위험천만한 상황 앞에 놓인 지누와 나미는 악랄한 추격에 맞서 더 지독한 악당이 되기로 결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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