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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The African Queen

by 똥이아빠 2015.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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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African Queen

존 휴스턴 감독의 1951년 작품. 생생한 컬러. 어드벤쳐, 로맨스, 멜로. 험프리 보가트와 캐서린 헵번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한 영화. 별 세 개 반.
험프리 보가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자배우 주연상을 받았다. 험프리 보가트의 연기는 1941년 작품 '말타의 매'에서 더 돋보였는데, 정작 주연상을 받은 것은 이 영화였다. 
이 영화의 원작소설은 세실 스캇 포레스터라는 영국 작가인데, 한국에는 '혼블러워'라는 열 권짜리 대하소설이 번역되었지만 지금은 절판된 상태다. 19세기 영국 해군의 이야기를 유럽 역사와 함께 그리고 있는 이 대하소설은 번역만 잘 된다면 다시 출판하기를 바라는 책이기도 하다.
존 휴스턴 감독은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도 꽤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거의 대부분이 작은 배 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고, 등장인물도 남녀 주인공 두 사람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부터 미묘하게 바뀌는 두 사람의 심리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다. 이 영화의 제목인 '아프리카의 여왕'은 남자주인공 찰리가 몰고 다니는 작은 배의 이름이지만, 여자주인공 로즈를 빗대어 은유적인 표현을 하고 있어서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돈벌이를 위해 아프리카에 온 찰리는 어쩌다보니 고물 선박 '아프리카의 여왕'호를 운전하며 광산에서 일도 하는 노동자다. 로즈는 오빠와 함께 아프리카에 기독교 선교를 위해 왔는데, 그녀 자신이 매우 도덕적이고 신앙이 깊은 사람으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을 어렴풋하게 알게 될 정도로 오지인 아프리카에도 독일군이 쳐들어와 아프리카 사람들은 괴롭힌다. 영국에서 선교사로 아프리카에 온 로즈와 그의 오빠는 독일군의 횡포로 마을이 불타고, 흑인들이 잡혀가는 것을 보면서 그 충격으로 로즈의 오빠가 죽고 로즈는 혼자 남는다.
찰리는 로즈와 함께 배를 타고 독일군을 피하려 하지만 로즈는 독일군의 배를 격침하자고 주장한다. 로즈의 변화는 오빠의 허망한 죽음과 위험한 상황에 놓인 자신의 처지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배를 타고 가면서 찰리를 도와 배를 조종하고, 몸을 쓰는 일을 하면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희열을 느낀다.
즉 로즈의 변화는, 관념적인 인간이 구체적인 노동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로즈와 그의 오빠는 선교사로 아프리카에 와 종교적 소명으로 아프리카인에게 기독교를 전파하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유럽의 백인에게 기독교는 자신들이 믿는 종교이고, 그것이 절대선이라는 인식은 당연한지 모르겠지만, 자신들의 신념을 아프리카인에게 일방 주입하겠다는 것은 엄연한 폭력이다. 하지만 유럽의 백인들은 그것이 결코 폭력이라는 것을 알 지 못할 뿐 아니라, 심지어 '옳은 일'이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다.
유럽의 백인들이 아프리카의 흑인을 '노예'로 잡아가 돈을 받고 거래한 것은 백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한 종족이며, 자신들이 믿는 신에 의해 선택받은 인종이기 때문에, 열등한 종족을 노예로 부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로 귀결되었기 때문이다. 즉, 자신들의 신념을 '신'을 통해 인증받았다는 확신으로 온갖 폭력과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아프리카인에 대한 폭력이나 야만행위가 나오지는 않지만, 백인들의 범죄행위에 관한 어떤 비판적 내용이 없는 것도 아쉬운 면이다. 아프리카에 살던 백인 남녀가 만나 연인이 되고, 둘이 힘을 합해 독일군의 배를 침몰시킨다는 내용은 그 시대적 배경으로 보면 상당히 국가주의적 발상이다.
다만 그것이 독일군이라는 적군을 상대하기 때문에 영국인들에게는 애국적인 영화로 받아들여졌을 것이지만, 반제국주의 입장에서 보면 한계가 뚜렷한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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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전이 발발했을 무렵 독일군 주둔 동아프리카 원주민 마을. '아프리카의 여왕'이란 거의 폐선 지경의 발동선 선장 찰리(험프리 보가트 분)는 늘 술에 찌들어 사는 한심한 인간. 반면 이 동네에 하나뿐인 백인 여자 로즈(캐더린 헵번 분)는 깐깐하기가 보통이 넘는 도덕주의자. 로즈의 오빠가 독일군 때문에 죽고 원주민들이 군에 동원되어 나가자 로즈와 찰리도 피난을 떠난다. 이때부터 조신한 여자 로즈의 대담무쌍한 변화가 시작된다. 배의 키를 잡은 그녀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독일군 요새 앞을 관통시키는가 하면, 독일의 모함 '루이자호'를 격침(?) 시킬 어뢰를 만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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