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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깡철이

by 똥이아빠 2015. 9. 18.



<영화> 깡철이

성장 영화. 강철이 놓여 있는 현실은 암담하다. 하지만 강철은 씩씩하다. 현실을 도피하거나 외면하려 하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자신이 놓여 있는 처지에 상관 없이 씩씩하게 살아가는 것은 보기 좋다. 그것이 사회와 관계 없는 일이라면 말이다.
강철의 어머니는 치매 뿐 아니라 다른 질병도 있는 중년 여성이다. 모자가 살아가는 형편은 어려운데 정부에서는 이런 가난한 가족에 대한 지원은 미약하다. 영화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이 영화를 사회학으로 분석하면,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는 도시빈민 모자의 열악한 복지 현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가 현실을 반영할 때-거기에는 당연히 과장, 왜곡, 미화의 과정이 있겠지만-우리는 현실의 단면을 증폭해서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강철은 우연히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 친구를 통해 조직폭력배와 연결된다. 강철의 삶은 그만큼 위태로운 경계를 걷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태로움은 사회안전망이 촘촘하지 못한 데서 오는 함정이다. 빈민의 삶은 자본주의 체제가 필연으로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다. '산업예비군'이라고 명명되는 '실업자'의 존재 역시 그것이 개개인의 능력이나 실력과는 관계 없는 체제의 산물이라는 것을 여전히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도시빈민 역시 '실업자'처럼 개개인의 능력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 성실하고 오래 노동을 할수록 더 가난해지는 이상한 구조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분명한 음모이며 왜곡이다.

강철의 어머니를 돌봐줄 병원이나 하다못해 간병인이라도 정부가 보조를 해 주면, 강철은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배우고 싶은 기술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강철의 친구도 어려서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잘리는 장애를 입었는데, 그렇다면 그런 장애를 갖고도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정상 사회다.
우리는 비정상 사회에 살면서, 정상이 무엇인지 모른다. 정상과 상식을 모르기 때문에 개인의 삶과 사회는 비틀린 구조 속에서 살아가게 되고, 그 구조에서 오는 고통과 괴로움을 정상적인 상황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별 두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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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우리 편인 적 있었나? 부산의 부두 하역장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강철이. 안정적인 직장도, 기댈 수 있는 집안도, 믿을만한 ‘빽’도 없지만 그래도 힘들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 ‘깡’으로 뭉친 부산 사나이다. 거기에 아픈 엄마까지 책임져야 하는 고달픈 강철, 어느 날 서울에서 여행 온 자유로운 성격의 ‘수지’를 만나고, 잠시나마 웃음을 되찾은 강철은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갈 꿈도 꾸기 시작한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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